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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다] 정찬우의 안녕을 기원하며

  • 기사입력 2018-04-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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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안녕하다. 아무 탈 없이 편안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우리는 만나거나 헤어질 때 ‘안녕’이라고 인사하며 상대의 무탈(無?)을 기원한다. 정찬우는 지난 8년간 매주 월요일 밤마다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를 통해 대중의 안녕을 궁금해 했다. 그런 그가 ‘안녕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찬우가 공황장애로 활동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15일 SBS 라디오 파워FM ‘두시 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에서 “건강이 좋지 않아 여러분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없는 상태라 방송을 쉬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후 소속사 컬투엔터테인먼트는 정찬우가 오랫동안 당뇨와 이명 증상을 앓고 최근에는 공황장애 진단까지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찬우는 지난해 ‘안녕하세요’에서 지속적인 악성 댓글로 공황장애 증세를 호소하는 이태임에게 “지금 여기서 이래도 악플은 달릴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감을 갖고 당당해지라”고 조언했다. ‘괜찮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위로 대신 현실적인 조언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그러나 누가 알았을까. 정찬우 역시 후배와 같은 아픔으로 고통 받고 있었다는 것을.

공황장애란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과 공황 발작이 주요한 특징인 질환이다. 공황발작이 반복될 경우, 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장소나 상황을 회피하게 되고 이후에는 광범위한 공포증이나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대중 앞에 서야하는 연예인의 경우 더욱 치명적인 이유다. 이에 정찬우는 당분간 몸담고 있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단 ‘컬투쇼’ ‘안녕하세요’ ‘영재발굴단’ 제작진은 정찬우의 후임을 구하지 않기로 했다. 고정 MC의 빈자리가 프로그램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겠지만, 정찬우의 완쾌를 바라며 그의 복귀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정찬우와 제작진이 그간 쌓아온 신뢰가 얼마나 두터운 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정찬우는 대중에게도 신뢰를 주는 방송인이었다. 1994년 MBC 공채 개그맨 5기로 데뷔해 24년간 쉼 없이 활동하며 맡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안녕하세요’의 터줏대감으로 국민들의 고민을 가까이서 보듬고 12년간 ‘컬투쇼’를 이끌며 청취자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며, 대중과 친밀하게 소통했다. 유명 연예인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2017 평창동계패럴림픽’ 공식 서포터즈 화이트 타이거즈의 단장을 자처하며 재능 기부에 나서는가 하면, 기부스·기부 337 프로그램을 통해 나눔 문화를 전파했다.

방송인이 아니라 인간 정찬우로서도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든든한 존재였다. 그와 절친한 사이라는 배우 이훈은 “나에게 정찬우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아버지 바로 다음”이라면서 “조건 없이 동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해준다”고 고마워했다. 뿐만 아니다. 정찬우와 함께 일한 업계 관계자들은 그가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비연예인 출연자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일례로 정찬우는 2016년 SBS ‘영재발굴단’에서 집안 형편이 어려운 바둑 영재 형제의 사연이 소개되자 아이들의 아버지에게 치킨 가게를 차려줬으며, ‘컬투쇼’에 출연한 시각장애인 소녀의 노래에 감명 받아 “아이유 같은 가수가 되기를 바란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정찬우는 이를 생색낸 적이 없다. 그의 선행은 언제나 타의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는 정찬우가 자신의 감정을 대중에게 들키지 않는 것이 연예인의 숙명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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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방송화면)



“우리는 남을 속여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슬픈 직업이다.” 정찬우가 지난해 tvN ‘인생술집’에서 한 말이다. “내 감정이 슬퍼도 즐거워야 하고 노래해야 하며, 화가 나도 웃어야 한다”던 정찬우의 성격이 그의 상처를 더욱 곪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 방송 관계자는 “정찬우가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서도 프로그램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활동을 유지해왔다”며 안타까워했다.

오유진 공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공황장애처럼 심리적 불안이 수반되는 질병의 경우 주변인의 정서적인 지지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연예인은 직업의 특성상 자신의 증세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게 한계가 있다. 때문에 억지로 참거나, (공황장애를) 자신의 의지에 따른 문제로 생각해 혼자 견디려고 하면 증세가 악화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의 강도나 지속된 기간, 그리고 회복에 필요한 자원이 얼마나 서포트되느냐에 따라 치료 기간은 달라진다”며 “공황장애에 완치 개념은 없지만, 평소 스트레스에 대한 관리를 지속하고 우울증의 원인이 된 환경이나 생활 패턴에 변화를 주는 것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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