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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서출구 “연관검색어 '결혼' 지인들까지 물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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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출구)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매일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어요. 굉장히 깊은 불안감이죠. 랩을 시작하면서부터 그랬어요. 이젠 불안감을 동료라고 생각해요. 불안감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예요”

누군가에게 불안감은 꿈의 회피로 이어진다. 그러나 래퍼 서출구는 불안감을 끌어안고 삶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당장의 이익보단 앞으로의 꿈을 좇아 공백기를 가진 이유다.

서출구는 ‘쇼미더머니’부터 ‘고등래퍼’까지 연이은 방송 출연으로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쇼미더머니’로 날개를 단 그는 ‘고등래퍼’까지 인기를 끌며 스타 래퍼로 발돋움 했다. 제 이름으로 낸 앨범하나 없었지만 존재감만큼 여느 베테랑 래퍼 못지 않았다.

“공백을 가진 이유는 타의와 자의가 반반 섞였어요. 혼자 비즈니스를 이끌어나가는 데 미숙했던 부분이 있었어요. 아쉬운 계약에 휘말리기도 했었고, 준비됐던 프로젝트들이 몇 번 무산되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래퍼로서 곡을 낼 타이밍을 놓친 거죠. 그러면서 SNS 활동을 반년 간 안했어요. 부끄러웠죠. 왜냐하면 난 래퍼이자 아티스트니까요. 사실 똑똑하게 생각했으면 그때부터 노출을 해서 뭔가 얻을 수 있었겠지만 그게 싫었어요. 아티스트가 되려면 재정비를 갖춰야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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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출구)



■재정비한 서출구, 제 색깔 담은 첫 앨범으로 돌아오다

서출구가 랩을 시작한 건 그저 글 쓰는 게 좋아서였다. 한때 래퍼들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에 진로 고민까지 한 그다. 하지만 그는 결국 래퍼로 살고 있다.

“음악보단 글쓰기에 재미를 느꼈어요. 그때부터 래퍼에 대한 꿈이 시작이 됐죠. 사실 래퍼는 멋있어야 되고 현란해야 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 나와는 거리가 먼 라이프스타일이예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죠. 래퍼들의 라이프스타일 안에서 내 행복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가끔은 래퍼가 잘 안 맞는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런데 그 프레임도 많이 변화해 가고 있어요. 무엇보다 가사를 이렇게 많이 쓸 수 있는 노래가 없잖아요. 어쩔 수 없이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장르인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그 프레임을 스스로도 변화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서출구는 오랜 작업과 고민 끝에 본인의 이름을 내건 첫 앨범을 발매했다. 앨범명은 ‘COSTUMES’. 다양한 의상, 즉 다양한 음악을 소화해 낼 수 있다는 뜻이 담겼다. 전 수록곡의 핵심은 그의 내면이다. 패기의 감정뿐 아니라 그의 우울과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이번 앨범이 내 음악적 색깔을 단정 짓는 건 아니에요. 뭔가 모음집 같은 느낌이 있죠. 앨범명이 ‘COSTUMES’인데 ‘나 이런 것도 할 수 있고, 저런 것도 할 수 있어’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안에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던 것 같아요. 장르로는 흐름이 없지만 가사적 분위기에서 흐름을 만들었어요. 시작을 담아내고 했죠”

이번 앨범엔 첫 번째 트랙 ‘Too Late’를 제외하곤 곡들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우울하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앨범인 만큼 본인을 많이 담고자 했을 것. 앨범에서 느껴진 우울이 현재까지 이어진 건 아닌 지 우려스러웠다.

“우울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이에요. 한참 그런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가 이제야 목적지를 찾은 느낌이에요. 다음 앨범은 지금 앨범과 감정선이 다를 거예요. 연결점은 있지만 분위기부터 다른 작업물이 나올 예정입니다. 요즘엔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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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출구)



■ “연관 검색어에 뜨는 ‘서출구 결혼’이요? 결혼 안 했어요”

서출구를 검색하니 ‘서출구 결혼’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있다. 혹여나 공백기 동안 결혼(?)한 것은 아닌 지 궁금증이 생겼다. 이와 관련해 질문을 하니 그는 한숨을 내쉬며 웃음을 터트린다.

“어떤 팬분이 네이버 지식인에 ‘서출구랑 결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생긴 해프닝이에요. 결혼 안 했어요. 심지어 지인들까지 결혼했냐고 물어봤을 정도예요(웃음)”

팬의 사랑으로 생긴 검색어 때문에 졸지에 유부남 오해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을 좋아해주는 이가 있어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냥 모든 아티스트가 그런 것처럼 스스로를 담아내는 래퍼가 되고 싶어요. 내 것이 아닌 것을 만들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을 때 좋아하는 문화라든가 사회적 이슈 등에 대해 음악적으로 폭넓게 다루고 싶어요. 지금은 시기상조인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을 귀 기울이게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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