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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기자 Pick] 조금 더 특별하게 짚어주는 '잊고 살았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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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밀편지' 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툭 건드리면 이야기가 쏟아질 만큼 사람들은 모두 외롭다. 가끔은 그 외로움을 없애줄 누군가가 먼저 말을 걸어주길 바라며 살아간다”

SNS 작가가 또 등장했다. 요즘 이런 작가들이 많은 추세지만 박근호는 조금 다르다. 저자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 괴로워하다 ‘비밀편지’라는 이름의 삐뚤빼뚤 손글씨를 들고 신촌의 골목으로 무작정 나가 3년 동안 이름 모를 이들에게 5000통의 편지를 보냈다. 13만명 SNS 구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그의 이야기는 결국 책으로 나왔다. ‘비밀편지’에서 저자는 누군가의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조곤조곤 들려준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3년 동안 골목골목을 꾸역꾸역 채우면서 느낀 건 감정과 마주치는 것이 그리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두렵더라도 꼭 해야 하는 일이라 말한다. 표현하지 못해 아플 거라면 용기를 내보고 싶었던 저자는 아픔을 억지로 덜어내려 하지도, 숨길 필요도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책이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감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색깔을 가지고 있다. 기쁨의 색은 채도의 정도로 강도를 달리할 수 있고, 명도에 따라 슬픔의 색도 깊어진다. 밝은 색의 감정은 표현하기를 두려워하고, 어두운 감정은 어두운 대로 마주치기 두려워한다. 힘들다. 사랑한다. 보고 싶다. 미안하다.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로 감정을 말하기보다는 꾸역꾸역 삼키는 날들이 많아진다. ‘비밀 편지’ 저자 역시 그랬다. 하지 못한 말들이 글자로 바뀌어 매일 가슴에 꽂힌 채로 하루를 살았다는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고 감정과 마주하는 삶을 살기로 마음먹었다고 차분하게 읊조린다.

특히 저자는 책에서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해본 지가 언젠지 기억나지 않는, 힘들다고 울어본 지가 언제인지 떠오르지 않는 이들에게 일상의 감정을 되찾아주려 노력한다. 아픔을 억지로 덜어내려 하지도, 숨길 필요도 없다고. 깊은 아픔이 오는 날에는 그것을 천천히 녹여야 한다고. 조금씩, 천천히 아픔을 녹이다 조금씩, 천천히 행복해지는 무형의 약국을 열어준다. 박근호 지음 | 빈티지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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