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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코믹과 감동 ‘부라더’의 여유로운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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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코믹과 감동, 뮤지컬과 영화 사이에서 ‘부라더’가 여유로운 줄타기를 보여준다.

‘부라더’는 유물발굴에 전 재산을 올인 하지만 현실은 늘어나는 빚과 쓸모 없는 장비뿐인 형 석봉(마동석)과 잘 나가는 건설 회사에 다니다 순간의 실수로 실직 위기에 처한 동생 주봉(이동휘)의 이야기다. 두 형제가 3년 만에 본가로 강제소환 당했다가 사고로 오로라(이하늬)를 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2010년 직접 쓴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스크린으로 옮기며 감독 데뷔한 장유정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작품인 ‘형제는 용감했다’를 ‘부라더’로 재탄생시켰다. 첫 영화인 ‘김종욱 찾기’가 개봉됐을 때 과연 무대에 최적화 된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겨낼 수 있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무대라는 한정된 장소를 버리고 다양한 장소 로케이션과 뮤지컬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멀티맨은 영화에선 다양한 카메오로 채우며 그 간극을 좁혀냈다. 물론 주봉의 사무실에서 펼쳐지는 몸싸움 등 여러 장면에서 뮤지컬적 요소가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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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더’는 ‘김종욱찾기’와 비교했을 때 안동이라는 장소의 한정성에 직면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남긴 유산 로또를 보물로 바꾸는 등 극 설정에 변화를 주면서 현대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석봉과 주봉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나 종갓집 어른들간의 갈등 사이에서 웃음을 날렸던 ‘부라더’는 중반부 이후 오로라로 인해 분위기가 반전된다. 그럼에도 코미디라는 본분을 놓지 않는다.

‘부라더’는 코미디 작품이지만 여성의 희생을 강요하는 유교적 사고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최근에서야 여성의 인권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장유정 감독은 이 이야기를 2007년 썼다. 영화는 이런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고 잔잔하게 전달하는데 이 또한 ‘부라더’가 가진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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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이야기의 전개는 뻔하다. 오로라가 극의 반전 열쇠이지만 예상 가능한 결과라 반전이 주는 쾌감은 덜하다. 그런 아쉬움을 채우는 건 배우들이다. ‘범죄도시’로 대박을 친 마동석은 ‘부라더’에서도 제 능력을 발휘한다. 캐릭터가 아닌 마동석이라는 존재 자체가 코미디의 요소가 됐다. 첫 상업영화 주연을 맡은 이동휘도 마동석 못지 않은 존재감을 뽐낸다. ‘톰과 제리’ 같은 두 사람의 케미가 ‘부라더’의 가장 큰 미덕이다. 미스터리한 여인 오로라 역의 이하늬도 ‘부라더’ 안에서 여러 얼굴을 보여준다. 조우진과 송상은도 ‘부라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11월 개봉작 중에서 ‘부라더’는 유일한 코미디로 관객들이 접근하기 쉽다. 묵직한 한 방은 없지만 잔잔함이 주는 웃음과 감동이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오는 11월2일 개봉.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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