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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청춘시대2’ 박은빈 “현생불가라는 시청자 반응, 마음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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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빈(사진=나무엑터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자기중심이 있는 캐릭터를 한다면 스스로의 삶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외유내강. 박은빈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가녀린 체구와 청순하고 순해 보이는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26살의 배우 박은빈은 단단하게 성장 중이었다. 자신의 업인 연기자로서의 삶과 인간 박은빈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생각했다.

“지금 26살 제가 원하는 건 주체성이 있는 삶이다. 나 스스로 흔들렸을 때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다.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삶이라면 적어도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내가 힘들었던 순간이 남에 의해 주체성이 흔들렸을 때더라. 무언가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아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박은빈이 JTBC ‘청춘시대2’를 다시 선택하지 않았을까. 로맨스가 아닌 이상 여성 중심의 작품은 찾아보기 힘든데 데이트폭력, 성추행 등 사회적으로도 공론화 될 소재이기 충분했다. 박은빈은 “심지어 5명의 여자가 주인공인 이야기다. 기획 자체만으로 반가웠다”고 했다.

시즌1에서 박은빈이 연기한 송지원이 비밀을 가지고 있지만 종잡을 수 없는 망아지 같았다. 시즌2에서 송지원은 어릴 적 친구 효진에 대한 기억을 찾고 가장 큰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시즌1의 가려웠던 부분을 제대로 찾아서 긁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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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에서 송지원은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대해 숨긴 인물이라 호기심이 증폭되고 하메(하우스메이트)들의 관찰자이자 화자, 수호천사라는 부분에서 만족했다. 박연선 작가가 시즌2에서 못다한 송지원의 이야기를 풀고 싶다고 했을 땐 일단 기뻤다. 저도 상상으로만 그쳤던 송지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그리고 그에 따른 이야기를 14회동안 보여줄 수 있어서 만족한다.”

그냥 툭 치면 훅 나왔다. 박은빈은 작품에 대한 어떤 질문이건 자신이 분석한 송지원에 대해 거리낌 없이 털어났다. 시즌2이기 때문에 익숙하기 때문 일수도 있지만 그만큼의 캐릭터를 분석하지 않았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시즌2가 관통하고 있는 메시지에 대한 생각도 분명해 보였다.

“시즌2는 상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시즌1에서 저희 하메들이 크고 작은 파장들에 맞닿았다면 시즌2에서 그런 여파와 맞서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봤다. 제가 기획의도를 보며 찌릿한 부분이 있는데 ‘상처를 받은 기억은 많지만 상처를 준 기억은 없다’는 글이었다. 의도하지 않게 생긴 상처들에 대해 생각하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살아가야하는지를 저희 하메들을 통해 그 과정을 보여준 것 같다. 박연선 작가의 대본은 분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재밌었다. 공감이 안 되더라도 저만의 이야기로 바꿔서 몰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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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지원 덕분에 맥주맛 알게 됐다”

다시 만난 송지원은 반가웠지만 시즌2라고 쉽지 않았다. 시즌1에서 홀로 비밀을 간직해 시청자들을 애태우더니 이번엔 에필로그를 통해 단명할 운명임이 밝혀져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박은빈 역시 대본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시청자들이 어떤 마음을 느끼고 계실지 안다. 저도 그 과정을 겪었다.(웃음) 그래서 시청자들이 현생불가라고 해서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송지원이라면 인생이 비극은 아닐 것 같다. 많이 마음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는 송지원 성격에 많이 힘들어하며 살다가진 않았을 것 같고 효진이 몫까지 충실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것도 거짓말이라는 반응도 있는데?) 거짓말을 잘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렇게 믿고 싶으면 믿어 달라.(웃음) 마지막으로 한 선의의 거짓말로 봐주셔도 될 것 같다.”

한 가지 더, 시청자들이 아쉬워 한 부분은 송지원이 모태솔로를 탈출하지 못한 채 극이 마무리되었다는 점이다. 극중 송지원은 학보사 친구인 임성민(손승원)과 함께 효진이를 찾아다니며 썸의 분위기를 형성했다. 하지만 송지원과 성민은 여전히 친구로 마무리됐다. 두 사람이 커플이 되길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허탈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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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에서 송지원이 모솔을 탈출하고 연애를 하겠다는 원대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다. 가장 핵심인 부분은 감춰진 과거와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게 목표였다. 그렇게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것에 성민이라는 존재가 동행을 해줘서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은데 송지원의 삶도 그 이후엔 연애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송지원과 성민이가 이정도로 끝내는 것도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열어놓을 수 있는 결말이지 않을까 싶었다.”

송지원은 그간 아역 이미지가 강하고 청순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박은빈에게 인생캐릭터가 됐다. “송지원 덕분에 술을 조금 할 수 있게 됐다. 맥주맛을 알게 된 것도 송지원을 하면서다”라며 사소한 영향까지 끼친 존재가 됐다. 더불어 박은빈에겐 연기자로서 넘어야 하는 기준점이 됐다. 박은빈은 역시 자신의 과제라며 받아들이고 고마움을 전했다.

“요즘 저에게 송지원이 인생캐릭터 같다는 분들이 많다 보니 송지원에게 고마워하고 있다. 앞으로 제가 할 역할에서도 송지원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거나 송지원을 많이 떠올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걸 넘어서는 인생 캐릭터를 만나는 게 저의 과제인 것 같다. 그렇게 인생 캐릭터가 많아지면 보람을 느끼지 않을까.”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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