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스타 잇 수다] 신은경, 이경영에게 연기관 배워야
이미지중앙

신은경=OSEN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배우 신은경이 복귀한다. 그의 복귀에 곱지 않은 시선들이 존재한다. 과연 신은경은 연기로 이를 극복해낼 수 있을까.

신은경은 10월 중순 방송 예정인 KBS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나쁜 가족들’에 캐스팅됐다. 그의 작품활동은 2015년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이후 2년 만이다.

신은경은 2015년 11월 전 소속사 대표로부터 ‘2억 원대의 채무를 갚으라’는 정산금 반환 청구 소송에 휘말렸다. 당시 드라마가 방영 중이었던 탓에 신은경은 논란의 중심에서 연기해야 했고, 아이를 버린 비정한 엄마를 완벽하게 연기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비난 속에서도 연기의 정점을 찍은 신은경의 모습에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몸이 불편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며 추락이 시작됐다. 신은경은 아들과 만난 증거사진을 공개하며 반박했지만 신은경 아들의 실질적 양육자인 친할머니는 논란 1년 뒤 다시 한번 “그렇게 난리가 났었는데도 딱 한 번 보러 왔었다”며 양육비 지원 역시 거의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해 더 큰 비난을 불렀다. 지난해 말에는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에 오르기까지 했다.

악재가 겹치며 신은경은 대중의 기억 속에 ‘잊혀질’ 존재로 여겨졌다. 약 2년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신은경은 KBS 단막극으로 복귀를 알렸다. 지난 5월 전 소속사 대표가 정산금 반환 청구 소송을 취하하면서 활동의 제약이 풀린 것이 신은경 복귀 신호탄이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법적인 문제는 없을지 몰라도 도덕적 문제는 지워지지 않은 상태이기에 대중이 신은경을 바라보는 눈은 결코 곱지 않다. 복귀 보도에 달린 댓글들에서는 “흥행 카드도 아닌데 PD는 굳이 왜 이런 사람을 쓰나” “KBS는 미팅할 때 이사람 논란이 얼마나 심한 지 이걸 먼저 보는 거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미지중앙

신은경=SBS '마을-아라아치의 비밀'


신은경은 연기로 이 모든 비난의 산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끝내 극복하지 못한 이도 있다. 황수정이다. ‘허준’ 이후 2001년 연예계를 은퇴한 황수정은 2007년 드라마 ‘소금인형’으로 재기를 노렸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11년 최수종과 함께 KBS 단막극을 선택했지만 이 역시 재기의 발판이 되어주진 못했다. 이승연 역시 위안부 누드 파문 후 몇 차례 방송 복귀가 실패했지만 그의 재능을 아끼는 작가와 감독 등에 의해 ‘사랑과 야망’ ‘문희’ ‘주홍글씨’ 등에 출연했다. 그러나 아침드라마인 ‘주홍글씨’를 제외하면 주연의 자리로 되돌아가지 못했고, 이후 종편 및 케이블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들은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대중이 문제의 스타를 용서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남았다.

그렇기에 신은경으로서도 이번 단막극 복귀는 큰 도전이다. 방송사로서도 ‘단막극’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특히 오랜 시간 연기해 온 베테랑 연기자에게 단막극으로나마 기회를 주는 동시에 또 단막극이기에 이름값 하는 연기자 캐스팅으로 이슈 몰이도 가능하다. 하지만 대중이 TV에서 그를 보는 것을 꺼린다면 기회의 발판만 남을 뿐 다음 단계의 계단은 쉽게 놓여지지 않을 수 있다.

즉 신은경이 이를 통해 연기 잘하는 배우로서 재기하는가는 본인에게 달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되는 영역을 넘어선 셈이다. 이 공식은 논란이 없는 배우일 때 적용된다. 방송사나 제작사로서는 배우 호감도로 인해 많은 돈을 들인 작품을 망칠 수도 있는 도박을 할 이유가 없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길을 선택한 이가 있다. 배우 이경영이다. 이경영은 2002년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 이후 9년 간 공백기를 가졌다. 현재 충무로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오며 ‘충무로의 노예’라고까지 불리는 그의 재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그의 재기법은 과감한 포기, 그리고 시선을 돌린 데 있었다. 이경영은 몇몇 인터뷰에서 “대중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말고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인정받자”는 연기관을 밝혀왔다. 실제 그는 논란 후 OCN, JTBC, tvN 등 종편 및 케이블 작품에 출연했지만 지상파에는 한번도 발을 들이지 못했다. 그 뼈아픈 실패의 도전들 끝에 그가 선택한 것은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길이었고, 그는 충무로에서 단순한 조연이 아닌 특별한 존재가 됐다.

그와 함께 작업을 했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경영은 출연료가 얼마라도 상관치 않고 일단 마음을 보시는 분” “한번 일한 스태프들이 또 찾는 배우” “작품의 예산 탓에 미안한 제안을 해도 거의 외면하는 법이 없다”는 등 호평이 쏟아진다. 그의 다작도, 오직 배우로서 다시 찾은 명예도 바로 여기서 가능했다. 대중이 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감독이, 제작진이 찾는 배우를 막을 도리는 없다.

신은경도 마찬가지다. 그간 주·조연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해왔다. 그렇기에 본인 의지만 있다면 활동할 영역은 다양할 터다. 그러나 정공법으로 헤쳐가기에 사랑받지 못하는 스타, 연기로 인정받기보다 외적 논란이 먼저 떠오르는 배우란 무척이나 슬프고 고된 길일 수밖에 없다. 연기력만큼은 명불허전인 신은경이 선배 이경영의 전략을 벤치마킹한다면 재기의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다시, 한 발 뗀 그가 앞으로 어떤 연기인생을 걸어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