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가. ‘포크레인’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영화 ‘포크레인’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 진압에 동원됐던 공수부대원 김강일(엄태웅)이 퇴역 후 포크레인 운전사로 살아가던 중 20여년 전 불편한 진실을 좇아가는 내용을 그린다.

강일이 20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 계기는 작업 중 백골을 발견하면서부터다. 강일은 끔찍했던 그 일을 떠올리고 당시 함께 군복무를 했던 이들을 찾아가고 “왜 우리를 그곳에 보냈습니까”라고 묻는다.

‘포크레인’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아닌 그들을 무력으로 진압한 공부부대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선과 악으로 나누는 것이 아닌 가해자이지만 동시에 20여년간 피해자로 살아온 이들의 아픔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 소재다. 실제로 그 일이 발생한지 30여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과 그 유가족들이 존재한다. 진압에 가담한 이들의 아픔을 다룬다는 것 자체만으로 시민들에겐 또 다시 상처가 될수도 있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과 이주형 감독은 불편한 진실을 꺼냈다. 상처를 드러내고 서로를 위로하길 바랐다.

성파문 이후 ‘포크레인’으로 조심스럽게 복귀를 시도한 엄태웅은 강일 그 자체였다. 초반엔 무표정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강일이지만 동료들을 만나면서 20년간의 상처와 울분을 감정적으로 터트린다. 그래서 더 깊은 여운을 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졌다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강일이 동료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너무 길다. 강일이 찾아가는 동료와 상사가 한두 명이 아닌데 그를 찾아가는 과정까지 비슷하고 반복되다보니 지루함을 줘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오는 2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