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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기자 Pick] '굿 미 배드 미' 엄마는 살해범이었다, 그리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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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미 배드 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내가 다음 차례가 될까봐 걱정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엄마는 날 죽이지 않을 것이었다. 안 그래, 엄마? 엄마가 날 사랑해서도 아니고 내가 없으면 너무 슬퍼서 상실감에 빠질 것이기 때문도 아니었다. 엄마가 날 살려둔 건 내가 필요해서였다. 난 엄마의 가면 속 일부였으니까.”

알리 랜드의 ‘굿 미 배드 미’는 보호 시설에서 지내는 여성의 아이들을 데려다 차례로 학대하고 목숨을 빼앗은 살인마 어머니에게서 도망친 소녀의 이야기다. 끔찍한 기억을 뒤로 하고 완전히 새롭게 살기를 바라는 소녀가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때로는 담담하고 때로는 불안하게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굿 미 배드 미’는 출간 전 18개국에 판권이 선매되고 현재까지 23개국에 계약된 알리 랜드의 데뷔작으로 발표하자마자 ‘가디언’ ‘데일리 메일’ ‘선’ 등 유수 언론사 추천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열다섯 살 소녀 애니는 아이 아홉 명을 살해한 엄마를 경찰에 신고한다. 애니의 엄마는 ‘위로 여덟 계단, 그리고 또 네 계단’ 올라가 ‘오른쪽에 있는 문’을 열면 나타나는 방을 ‘놀이방’이라고 부르며 그 안에 아이들을 가둬두었다가 죽였다. 그녀는 애니가 벽에 난 구멍으로 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게 하며 애니를 그 ‘놀이’에 참여시키고 아이를 죽이고 나면 애니에게 뒤처리를 맡기기까지 했다.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철저히 순응하도록 훈육된 애니는 살해당한 아이들에 대한 연민과 죄책감, 아이들이 죽어가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무력감을 느끼는 한편 상습적인 학대의 또 다른 대상으로서 다음 차례는 자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오랫동안 이어져온 엄마의 악행을 세상에 알리게 된다.

경찰이 엄마를 체포한 뒤 애니는 증인 보호 시스템에 의해 심리학자 마이크의 가정에 임시 입양되고 밀리라는 새 이름을 얻는다.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가정 그리고 새로운 학교까지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애니는 엄마의 재판에 증인으로 설 날을 준비하며 자신은 엄마와 다르다는 믿음과 자기 안에도 엄마처럼 살인자의 유전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 속에서 불안한 갈등을 겪는다. 세상에 태어나 마땅히 받아야 할 부모의 사랑과 관심 없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한 사건을 겪으며 자라난 애니가 선악의 경계선에서 방황하며 극단적인 성장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는 자기만의 행보를 시작한다.

‘선’은 이 책을 스릴러 마니아라면 영순위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소개했다. ‘굿 미 배드 미’는 20년 전 영국을 큰 충격에 빠뜨린 아동 살해범 로즈마리 웨스트와 그녀 딸의 이야기에서 얻은 영감을 강렬한 소재와 탄탄한 구조, 첫 문장부터 빨아들여 마지막까지 단숨에 끌고 가는 힘센 서사로 끌어간다. 또 10대의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정서와 서사를 어느 심리 스릴러보다 현실에 가깝게 구현하며 스릴러 마니아는 물론 서사 장르를 선호하는 독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췄다. 알리 랜드 지음 |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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