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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요있수다] 사랑 VS 스토킹, 헷갈리는 팬심...아이돌 팬덤 이대로 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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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아이돌을 향한 대중의 관심에는 이면이 있다. 어디를 가든 관심을 몰고 다니는 화려한 일상이 있는 반면 과도한 관심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즉, 팬덤 문화의 부정적인 모습이 지닌 특징은 맹목적이고 공격적이라는 것이다.

에이핑크가 극성팬으로부터 살해 협박 받은 것은 부정적인 팬덤 문화의 단면이다. 지난 14일 밤 경찰은 ‘에이핑크를 살해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고 논현동에 위치한 소속사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로 출동했다. 소속사도 혹시 모를 위험 상황에 대비해 멤버들의 개별 동선에 매니저를 동행시키고 사설 경호업체에도 경호를 요청했다.

전날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베)에는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미나를 향한 살해 협박 글이 게재됐다가 삭제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지민도 살해 위협의 대상이 됐다. 지난 3월 미국 공연을 앞두고 SNS를 통한 살해 협박을 받게 된 것이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사례는 있었다. 대표적인 아이돌은 베이비복스 멤버 간미연이다. 1999년 당시 베이비복스로 활동하던 간미연은 그룹 H.O.T 멤버 문희준과의 열애설이 극성팬의 심기를 건드렸다. 간미연은 면도칼과 함께 피 묻은 협박 편지를 받았다.

2000년에는 그룹 god 윤계상이 한 팬으로부터 음료수를 전달받았다. 문제는 이 음료수에 락스로 추정되는 세척제가 섞여 있었다. 이를 알리 없는 윤계상은 가족에게 음료수를 건넸다. 이를 마신 윤계상의 모친은 심한 구토 증세를 보여 위세척 등의 치료를 받았다.

일부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와 엮이거나, 자신이 스타를 독차지 할 수 없도로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대상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을 서슴없이 했다. 과거에는 신비주의 콘셉트로 인해 대중과의 접촉은 비교적 적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의 발달로 협박이 빈번해지면서 아이돌이 체감하는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나 요즘은 예능프로그램이나 각종 온라인 채널을 통해 연습생 때부터 대중에게 노출이 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가수의 어린 시절부터 성원하며 함께 성장하는 구조 역시 암이 존재한다. 바로 ‘소유욕’이다. 실제로 에이핑크에게 살해 협박을 했다고 주장하는 네티즌은 한 매체를 통해 “에이핑크의 6년 된 팬이다. 에이핑크가 배우 지망생들과 소개팅하는 것을 보고 배신감을 느꼈다”고 살해 협박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현직 아이돌 그룹 매니저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데뷔 전부터 노출된 가수들을 응원하는 팬 중 일부는 그들에게 소유욕을 느낀다. 거기에 요즘 SNS로 가수들이 직접 팬들과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집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아이돌 가수들의 주변에는 항상 수많은 팬들이 몰린다. 사실상 스토커나 살해 협박범을 정상적인 팬과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팬들이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아이돌을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인식하는 노력이 있어야 건전한 팬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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