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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딜레마에 빠진 드라마 사전제작] ②‘태양의 후예’만 웃었다…엇갈린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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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인 드라마 제작 환경을 개선하고 양질의 드라마를 추구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사전 제작 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나오는 다수의 사전 제작 드라마들은 왜 ‘태양의 후예’가 되지 못했나.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경제적 논리에 잠식된 ‘사전 제작’에서 ‘태양의 후예’급 신드롬을 기대하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여러 맹점을 안고 있는 이 시스템은 현재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결국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안고 가면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대체 문제가 뭐야?”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완성된 대본을 가지고 충분히 고민 후 연기하고 최고의 스태프들이 공들여 촬영하며 편집할 시간도 보장된다. 항상 시간에 쫓기던 드라마 제작진 입장에선 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방송만 되면 해피엔딩일 줄 알았던 사전제작 드라마는 엇갈린 성적표에 울고 웃었다.

지난해 선보인 100% 사전제작 드라마는 KBS2 ‘태양의 후예’ ‘함부로 애틋하게’,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안투라지’ 5편이다. 얼마 전 종영한 KBS2 ‘화랑’도 100% 사전제작 드라마였다. 하지만 이 가운데에서 성공한 작품은 ‘태양의 후예’ 한 편 뿐이다.

송중기, 송혜교와 스타 작가인 김은숙, 이응복 PD가 의기투합한 ‘태양의 후예’는 제작 전부터 기대를 받았던 화제작이다. 뚜껑을 연 ‘태양의 후예’는 더 대단했다. 최고 시청률 3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했고 ‘송송커플’ 송중기, 송혜교를 비롯해 서브 커플이던 진구, 김지원까지 배우들의 국내외 인기도 함께 상승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되면서 신드롬이 일어났다. 중국에서 회당 3억원의 판매됐고 중국 내 최대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iqiyi)에서 방송 8회만에 10억뷰를 돌파했다. OST까지 음원차트를 장악했다. ‘태양의 후예’의 성공은 사전제작 드라마에 불씨를 당겼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 외의 작품은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 완성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태양의 후예’를 성공시켰던 KBS는 ‘함부로 애틋하게’를 출격시켰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를 집필한 이경희 작가와 청춘 스타 김우빈, 수지의 조합으로 기대를 받았던 ‘함부로 애틋하게’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스토리로 뭇매를 맞았다. 첫 회 시청률인 12.5%이 자체 최고 시청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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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한류 스타인 이준기를 캐스팅하고 중국의 인기 소설을 리메이크한 스토리로 대놓고 중국 시장을 노렸으나 첫 회부터 주연인 아이유의 연기력 논란이 제기되면서 기대를 실망으로 바꾸었다. 공감없는 스토리로 인해 상대작인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 발목이 잡혀 시청률이 5%대까지 떨어졌다. 경쟁작이 종영하면서 시청률 상승 효과를 보기도 했다.

지상파와 달리 실험성 있는 작품을 선보여 왔던 tvN의 사전제작 드라마 ‘안투라지’는 화려한 캐스팅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를 리메이크 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회 만에 ‘안투라지’는 혹평에 시달렸다. 한국 정서에 맞지 않은 스토리로 인해 시청률은 점차 곤두박질 쳤고 0%대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방영중인 SBS ‘사임당 빛의 일기’, tvN ‘내일 그대와’ 역시 100% 사전제작 작품이지만 매회 시청률 하락세다. 이영애, 송승헌, 신민아, 이제훈 등 화려한 캐스팅에도 시청자들을 잡지 못했다.

성공작을 찾아볼 수 없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현재 방영을 기다리고 있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가 줄을 잇고 있다. SBS ‘엽기적인 그녀’ ‘당신이 잠든 사이에’ MBC ‘군주’ ‘왕은 사랑한다’ JTBC ‘맨투맨’ tvN ‘비밀의 숲’ ‘하백의 신부’에 아직 방송사 편성이 되지 않은 ‘품위있는 그녀’까지 2017년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발 한한령 위기까지 덮쳐 가운데 올해엔 ‘태양의 후예’를 이을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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