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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준vs유아인, 무엇이 달랐나…달라진 입대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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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승준과 배우 유아인. (사진=인터넷 방송 캡처, UAA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영준 기자]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가야하는 군대는 대중의 사랑을 받고 사는 연예인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오히려 대중의 사랑을 받는만큼 국가에서 주어진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이 스타들 사이에서 자리잡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과거 군대는 기피할 수 있으면 기피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군대를 피하려 했다. 일부 연예인들은 이같은 병역 기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는 한편,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한 순간에 날리기도 했다. 이 민감한 문제를 최근 불거진 유승준과 유아인의 사례를 통해 되짚어보고자 한다.

◆ "15년째 입국 거부" 유승준, 2번째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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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승준. (사진=인터넷 중계 방송 캡처)


가수 유승준은 국내 최고의 인기 댄스가수였다. 남자 솔로 가수로는 독보적이라 할 만 했다. 그의 영향력은 막강했고, 우람한 근육은 유승준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방송을 통해 군입대 의지를 밝혀왔던 그였지만 지난 2002년 1월 18일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유승준은 이후 병무청으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

2015년 5월 19일 유승준은 한 인터넷 방송을 통해 그토록 피하고자 했던 비난과 마주했다. 13년만에 자신을 둘러싼 병역 논란에 입을 연 그는 "군대 갈 생각에 시민권을 따지 않으려 했다"면서 가족과 작별인사 차 갔던 미국에서 부모의 설득으로 시민권을 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일찍 사죄를 했어야 했는데 용기가 없었다. 이렇게 늦게나마 사죄 말씀을 전한다. 어떤 방법으로라도 다시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5개월 후 유승준은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한국 비자 발급 거뷔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그는 "자신이 재미동포로 재외동포법 상 체류자격을 배제할 사유가 없어 비자를 발급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해 유승준이 국내 활동을 하면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 질 수 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그리고 입국 거부 조치 15년째인 올해 항소심에서도 유승준은 패하고 말았다.

◆ "악플이 쏙~"…유아인의 이유 있는 신검 재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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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 (사진=UAA)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하던 배우 유아인도 병역의 의무를 피할 수는 없었다. 공공연하게 군입대 의지를 피력했던 그였기에 대중도 그 말을 믿고 있었다. 하지만 군입대를 앞두고 보인 그의 행보는 충분히 의심을 살 만 했다. 구체적인 입대 날짜는 나오지 않고 연이은 캐스팅 소식만을 전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레 병역 기피 의혹으로 번졌다. 하지만 그에게는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유아인은 2013년 영화 '깡철이' 촬영 도중 오른쪽 어깨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고 2014년 영화 '베테랑' 촬영 후 해당 부위 부상은 악화했다. 치료를 병행하며 활동을 이어가던 유아인은 결국 우측 어깨 '근육의 파열(SLAP)' 진단을 받았고 검사 과정에서 동일한 어깨의 회전근개 관절의 부착부에의 '골종양'이 발견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 때문에 유아인은 대구 지방 병무청으로부터 판정 보류 등급인 7급 판정을 받게 됐다.

문제는 개인 의료 정보라 할 수 있는 이같은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덕분에 유아인을 둘러싼 병역 기피 의혹은 자취를 감출 수 있었지만 본인에게는 적지 않은 상실감을 느끼게 했다. 유아인은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에 의한 개인 의료 정보 유출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저의 불행이 타인에게 용서를 구해야 할 문제라는 현실이 개인적으로는 아주 힘들지만 이마저도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통해 성장하고 성취를 가져가는 배우로서의 책무로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전했다.

◆ 달라진 스타들의 군입대 풍속도…조용한 입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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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윤시윤 유승호. (사진=KBS MBC)


과거 남자 연예인들이 병역을 기피하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전역 후의 막막함 때문이었다. 입대 전까지 남부러울 것 없는 부와 명예를 거머쥔 이들은 전역 후에도 전과 같은 대우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에 휩싸였다. 단 몇 개월을 쉬어도 재기하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연예계에서 2년 남짓한 군 복무 기간은 연예인들에게는 당연히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인식은 그러나 최근 군대를 다녀 온 스타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오히려 군 전역 후 달라진 이미지로 입대 전보다 더 활발히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 배우 유승호는 전역 후 영화와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오히려 더욱 어른스러워진 모습으로 아역배우의 이미지를 씻을 수 있었고, 해병대를 나온 윤시윤은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로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송중기는 전역 후 첫 복귀작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소위 '대박'을 쳤다.

스타들의 군입대 혹은 전역 현장은 팬들과 취재진이 한 데 뒤섞여 아수라장을 연출하곤 한다. 특히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스타일수록 그러한 현상은 더욱 심하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경향마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홀로 조용히 군에 입대하는 스타들이 하나 둘 늘고 있는 것. JYJ 김준수와 빅뱅의 탑은 지난 9일 별도의 행사 없이 비공개로 나란히 입대했다. 반대로 배우 이제훈은 전역식 없이 조용히 팬들의 품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스타들의 군입대 풍속도가 달라지는만큼 대중의 인식 변화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유아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섣부른 오해와 억측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이유를 막론하고 무작정 악성 댓글부터 작성해 올리는 무책임한 행동을 대중 스스로 자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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