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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디스토리] 볼빨간사춘기① 경북 영주의 시골 소녀들, 가요계 복병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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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파르뮤직)


[헤럴드경제 문화팀=박정선 기자] 볼빨간 사춘기. 이름에서 오는 수줍은 듯한 발랄함이 실제 행동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들이다. 첫 만남이라고 하기에 무색할 정도로 수다스럽다. 따로 근황을 묻지 않아도 될 만큼 소소한 일상까지도 거침없이 떠들어대는 모습에서는 순수함까지 엿보였다.

‘볼빨간 사춘기’가 고교시절 행사를 위해 급하게 지은 이름이라기엔 이미지가 너무도 잘 맞아떨어진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한창 사춘기를 겪었던 시절이었고 거기에 귀여움을 더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볼빨간’을 덧붙였다. 처음 밴드로 시작했다가 현재 안지영과 우지윤 두 사람만 남아 팀을 유지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두 사람을 두고 만든 이름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고1때 같은 반이 돼서 처음 알게 됐어요. 성도 ‘우’와 ‘안’이어서 번호가 비슷했거든요. 그래서 같이 붙어다니기 시작했죠. 근데 얘가 진짜 특이한 스타일이었어요.(웃음) 여느 고등학생처럼 놀고 얘기하는 게 전부였는데 어느 날 이 친구가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도 꿈이 가수라고 말했더니 같이 다닐 학원을 바로 알아보더라고요. 그래서 그 학원에서 밴드가 구성이 됐죠.”

볼빨간 사춘기는 경북 영주 시내의 시계탑 앞에서 버스킹을 하고 여러 학교의 축제를 쫓아다니면서 꿈을 키워왔다. “영주 내에서는 ‘아주 조금’ 유명했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여러 기획사에서 탐을 내던 유망주는 아니었다. 볼빨간 사춘기는 지난 2012년부터 3년 연속 Mnet ‘슈퍼스타K’에 출연했지만 모두 예선탈락을 했던 팀이다. 그나마 지난 2014년 ‘슈퍼스타K6’ 최종 예선인 슈퍼위크에 진출하면서 TV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그 사이 일부 대형 기획사로부터 퇴짜를 맞기까지 했지만 그런 이들을 알아봐 준 소속사가 바로 지금의 쇼파르뮤직이다.

“쇼파르뮤직에서 연락이 왔어요. 전속계약이라는 개념은 처음이었죠. 연락을 받고 우리 둘이 ‘소속사래..’라면서 얼떨떨한 기분을 느꼈어요. 연예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연예인이 되는 건가 싶더라고요. 특히 이 소속사에 대해 찾아봤는데 싱어송라이터가 대부분이었어요. 평소 우리가 즐겨 듣는 가수들이 소속되어 있기도 해서 신기했고요. (계약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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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파르뮤직)


쇼파르뮤직의 선택은 옳았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두 소녀가 가요계 복병이 될지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4월 데뷔한 이들은 지난 8월 말 발표한 1집 ‘레드 플래닛’의 타이틀곡 ‘우주를 줄게’로 베테랑 임창정까지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인디레이블의 여성가수가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처음이다.

소속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례적인 결과는 사실 아주 이유가 없는 일도 아니었다. 소속사에 들어가고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그 동안 두 사람의 근황을 들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1주일 1창작의 고통이 이들을 만든 힘이었다. 회사 측의 ‘숙제’였지만 안지영과 우지윤은 조금의 꾀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숙제’를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이었다.

“영감 얻는답시고 5일 놀다가 남은 이틀 동안 부랴부랴 곡을 쓰곤 했는데 습관이 되니까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다 데뷔한지 4개월밖에 안됐는데 너무 꿈같은 일이 벌어졌죠. 기분이 묘해요.(웃음) 처음 98위로 진입했는데 농담처럼 ‘이제 진짜 1위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하곤 했어요. 근데 그게 진짜 이뤄지다니요. 진짜 꿈만 같아요.”

애초 볼빨간 사춘기의 목표는 1위였다. 1년 반 동안 데뷔를 준비 하면서 세운 터무니없어 보이는 이 목표가 데뷔와 동시에 이루어졌다. 솔직한 노랫말과 독특한 보컬의 음색이 대중들의 감성을 건들인 것이다.

composer_j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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