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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th 부코페] ①갈수록 깊어지는 웃음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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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헤럴드경제 문화팀=장영준 기자]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이 어느덧 올해로 4회를 맞았다. 4년째 이어지면서 규모도 커졌고 대중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부코페는 어느새 부산의 여름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부코페는 처음 한류에서 유독 코미디만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우리 코미디의 위상을 높이고 좀 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이러한 취지는 회를 거듭하며 현실화하고 있다.

실제로 넌버벌 퍼포먼스 코미디팀 옹알스는 이미 전 세계의 유명 코미디 페스티벌을 통해 그 실력을 인정받았고 '코미디 몬스터즈'는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열기도 했다. '쇼그맨'은 해외 투어를 돌며 가능성을 입증해 K-Comedy 확산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점차 콘텐츠의 질이 좋아지고 또 다양한 곳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깊은 고민의 결과라는 뜻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면 개그의 본질인 웃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었기에 한국 코미디의 발전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부코페는 이러한 고민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실제 부산을 찾은 코미디언들의 고민은 늘 '웃음' 뿐이다. 웃음을 주기 위해서는 부던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히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무대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방송을 통해 전국의 시청자들을 웃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실히 무대에 올라 관객과 호흡하며 감을 잃지 않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런 점에서 부코페는 코미디언들을 자극하는 자극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집행위원장인 김준호의 바람처럼 서서히 '코미디 무역센터'의 위상을 쌓아가고 있는 부코페는 코미디언들에게는 축제일 뿐 아니라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또 하나의 기회이기도 하다. 방송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페스티벌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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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윤형빈은 코미디의 한류를 위해서는 가수나 배우 못지 않은 탄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가수나 배우들이 해외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외국어 실력"이라며 "개그맨들도 코미디의 한류를 위해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호주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현지에서 호평을 이끌어낸 김영철이 좋은 예다.

물론 굳이 외국어를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옹알스처럼 넌버벌 퍼포먼스로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넌버벌의 장점은 전세계 어디서든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웃음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인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외국어 실력이 중요하다. 그래야 한국 개그의 우수성도 어필할 수 있다. 우리 개그의 수준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게 해외를 다녀온 개그맨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국제적인 행사로 거듭나고 있는 부코페는 코미디언들의 '웃음'에 대한 의무감과 코미디를 사랑하는 마음을 먹으며 자라고 있다. 이들의 치열한 고민과 성찰은 또 다른 한류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갈수록 깊어지는 웃음에 대한 고민이 K-comedy 붐을 일으키고 부코페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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