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뷰;포인트] '함부로 애틋하게'를 위한 변명
이미지중앙

(사진=KBS)


[헤럴드경제 문화팀=장영준 기자] KBS 특별기획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연출 박현석 차영훈 제작 삼화네트웍스 IHQ)의 시청률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초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고 호평보다 혹평이 더 자주 눈에 띈다.

언론에서는 '함부로 애틋하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관련 기사의 답글에도 '함부로 애틋하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눈에 띈다. 대체로 드라마 속 뻔한 설정이 주는 진부함과 수지의 연기력 그리고 오히려 독이 된 사전제작의 문제점들을 거론하고 있다.

■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하지만..."

이미지중앙

(사진=KBS)


가장 크게 부각되고 또 지적되는 것이 바로 클리셰(진부함)다. 극중 남자 주인공인 신준영(김우빈)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연애를 시작하면서 병세는 점점 악화하고 있다. 언제 죽을지 모를 남자 주인공과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는 여자 주인공이 보여주는 로맨스는 하염없이 눈물을 쥐어짜낼 뿐이다.

여기에 곳곳에서 등장하는 악역들은 시청자들의 짜증을 유발한다. 윤정은(임주은)은 노을(배수지)의 아버지를 뺑소니로 치어 죽이고도 오히려 "잘됐네. 가난한 사람 같던데 지금까지 식물인간으로 있어봤자 가족들한테 짐 덩어리만 됐을 거 아냐"라며 인면수심의 성격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 10회에서는 이은수(정선경)가 그간 노을에게 악행을 저질러왔음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출생의 비밀도 있다. 신준영은 검사 출신 국회의원인 최현준(유오성)의 혼외 자식이다. 놀라운 점은 그동안 친아들인 줄 알았던 최지태(임주환)가 알고보니 최현준의 친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최지태의 친아버지는 일찍이 바람을 피우고 가족을 떠났고 최지태는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모른 척 하며 최현준의 아들로 살고 있었다.

분명 어디서 본 듯한 설정들이지만 '함부로 애틋하게'는 신준영과 노을을 중심으로 클리셰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함부로 애틋하게'가 그리고 있는 멜로는 순수 그 자체다. 웃음기 쏙 뺀 짠내나는 로맨스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함부로 애틋하게'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시청률이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호평과 응원을 보내는 시청자들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수지가 연기를 못한다고요?"

이미지중앙

(사진=KBS)


주연 배우 배수지의 연기력 논란도 불거졌다. 외모에 가려진 연기력 때문에 질타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발연기'까지는 아니지만 다수의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배수지가 아직도 이러한 논란에 휩싸인다는 것은 드라마를 넘어 개인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정말 수지가 연기를 못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정말 그런 걸까.

수지가 연기하는 노을은 다큐 PD로 뻔뻔함과 능글스러움을 지닌 인물이다. 속물 그 자체인 노을은 시종일관 돈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것으로 그려진다. 18살에 눈 앞에서 뺑소니 사고로 아버지를 잃었고 최현준 검사의 비리를 폭로하려다 교통사고를 당해 죽을 위기도 넘겼다. 탐사 프로그램으로 최현준 집안의 비리를 폭로하려했지만 역소송을 당해 억대 빚까지 떠안았다.

네티즌들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을을 연기하기에 수지가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수지는 오히려 노을의 복잡한 감정을 차분하게 연기하고 있다. 최현준을 향한 복수심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신준영에 대한 사랑까지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4일 방송한 10화에서는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면서 몰입도를 높였다.

수지가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것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도 한 몫 하고 있다. 아이돌 하면 으레 연기를 잘 못할 것이라는 편견은 대중에게 뿌리깊게 박혀 쉽게 바뀌지 않는 것 중 하나다. 그동안 수많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고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부던히 노력했다. 수지 역시 지난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도 아이돌이라는 수식어에서는 완전히 자유롭다고 볼 수 없다.

■ "만약 사전제작이 아니었다면..."

이미지중앙

(사진=KBS)


'함부로 애틋하게'는 100%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겨울 촬영됐지만 편성과 판권 구매 등 다양한 이유들로 방송이 연기되다가 지난 7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함부로 애틋하게' 속 배경은 겨울이 됐고 출연 배우들도 모두 두꺼운 점퍼와 코드 등을 입고 등장한다.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지금의 날씨에 시청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오히려 사전제작이 발목을 잡았다며 어울리지 않는 계절이 등장한 탓에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계절과는 상관없이 '함부로 애틋하게'는 사전제작 덕분에 더욱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다. 만약 사전제작이 아니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대본이 수정됐다면 '함부로 애틋하게'는 진부함에 막장 논란까지 휩싸였을지도 모른다.
cultur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