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이후 최대 낙폭…부진 장기화
11월 국내 기업들의 경기심리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월(96.2) 대비 4.4 포인트 하락해 91.8을 기록했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11월 국내 기업들의 경기심리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또 다시 하락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내수위축 등의 여파로 상당수 업종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11월 BSI 전망치는 91.8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96.2) 대비 4.4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2023년 10월(6.3 포인트 하락)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 경기 전망을,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부정적 경기 전망을 의미한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32개월 연속 밑돌고 있어 기업들의 경기심리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업종별 11월 경기 전망은 제조업(91.1)과 비제조업(92.5)의 동반 부진이 예상된다. 제조업 BSI는 올해 3월(100.5) 기준선 100을 일시적으로 넘어선 이후 4월(98.4)부터 다시 8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무르고 있다. 비제조업 BSI는 올해 7월(105.5) 기준선 100을 초과한 이후 4개월 연속 기준선에 못 미쳤다.
제조업 세부 업종(총 10개) 중에선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05.0)가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기준선 100에 걸친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100.0) ▷의약품(100.0) ▷전자 및 통신장비(100.0)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업종(목재·가구 및 종이, 석유정제 및 화학, 식음료 및 담배,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 비금속 소재 및 제품, 자동차 및 기타운송 장비)은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한경협은 반도체와 관련 부품이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05.0)와 전자 및 통신장비(100.0)가 기준선 이상으로 나타나 관련 업종의 수출 증가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자동차, 석유화학, 식음료 등 상당수 업종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내수위축 등의 여파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중에서는 전기·가스·수도(105.0)가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00.0)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업종(여가·숙박 및 외식, 정보통신, 운수 및 창고, 건설, 도·소매)은 업황 부진이 예상된다.
11월 조사 부문별 BSI는 모두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내수(93.9)·수출(98.4)·투자(90.7)는 올해 7월 이후 5개월 연속 동반 부진했다.
특히 수출은 10월(98.1)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반면, 내수는 10월(95.4) 대비 1.5포인트 하락하면서 수출과 내수의 격차가 확대(2.7포인트→4.5포인트)됐다. 투자는 전체 7개 조사부문 통틀어 가장 수치가 낮아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은의 정책금리 조정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 발의 등으로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본업에 집중하면서 경영권 방어 등 외부 리스크에 역량을 낭비하지 않도록 지배구조 규제(상법개정안 등) 입법을 지양하고 적극적인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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