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AI 반도체 꽤 괜찮아…범용은 좀 봐야”
박용인 삼성 사장 “열심히 하겠다” 말 아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7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현일 기자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12단을 기존 계획대로 고객사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환경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범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내놨다.
곽노정 사장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7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PC나 모바일 D램은 성장하는데 속도가 느리거나 정체된 느낌이지만 내년에는 아무래도 AI 때문에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곽 사장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블랙웰’ 출하 시기를 두고 변동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일단 (HBM3E 12단 제품의) 출하나 공급 시기 등은 저희가 원래 계획한 대로 할 것”이라며 공급 지연 가능성을 일축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D램 칩 12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HBM3E 12단은 36GB(기가바이트) 용량을 갖춰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올해 4분기 중 엔비디아에 납품을 계획하고 있다.
곽 사장은 “내년에 AI 반도체는 꽤 괜찮을 것 같은데 나머지는 좀 봐야 될 것 같다”는 견해도 밝혔다.
최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기업들이 범용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을 거세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7회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김현일 기자 |
곽 사장은 HBM의 뒤를 이어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등 차세대 AI 메모리 제품 공개가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객사 니즈에 맞춰 제품을 내놓고 있다. 내년쯤 되면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연결해서 연산한다’는 의미의 CXL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저장장치(스토리지) 등 다양한 장치를 연결해 보다 빠른 연산 처리를 지원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최근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곽 사장은 종합 반도체 연구개발기관 아이멕(imec) 경영진과의 면담 내용을 묻자 “아이멕 뿐 아니라 기타 반도체와 관련된 분들과 이야기하며 인사이트를 얻었고 향후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하는 것들이 있어 점검할 겸 미래 새로운 프로그램들도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은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을 묻는 질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엑시노스2500 수율에 대해선 “열심히 하겠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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