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 구현 위한 신기술 중심…로보틱스 기술 선봬
물류 자동화 실증사례도 공개, 효율화 호평
“내년도 울산 EV 신공장에 구현할 기술 선봬” 강조
무한다축 기술을 활용해 하나의 부품 고정장치로 차량 외판을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의왕)=김성우 기자] #. 현대위아가 제작한 자율주행 운송로봇(AMR)이 공장 바닥을 부드럽게 움직인다. 로봇이 움직이는 길에는 QR코드와 선이 그어져 있다. 로봇은 QR을 통해 정보를 입력받아 공장을 움직인다. 현장에 온 취재진이 시연장면에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시연 장면을 보여주던 현대차 관계자는 “AMR에 라이다 센서가 탑재돼, 다양한 방향으로 주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기본적으로 QR코드만 그어진 공장에서는 직진 이동만이 가능하다면, 현대차그룹의 AMR은 곡선주행과 장애물 인식도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탑재하지 않아,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스마트팩토리 혁신 제조 기술 관련 전시회인 ‘이포레스트 테크데이(E-FOREST TECH DAY) 2024’를 22일부터 개최했다. 행사는 오는 24일까지 현대자동차그룹 의왕연구센터에서 진행된다.
이포레스트는 제조시스템의 혁신을 추구하는 현대차와 기아의 스마트공장 브랜드다. 현대차와 기아가 가진 로보틱스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한 데 선보이는 자리다. 이를 통해 SDF(소프트웨어 기반 공장) 체계를 구현해 작업의 안전성과 정밀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현대글로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6개 그룹사도 현장에서 SDF 역량을 현장에서 함께 선보였다.
차량 하부에 실제 주행환경과 같은 진동을 가하고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이상 소음 발생 여부를 검사하는 기술 시연 장면. [현대차그룹 제공] |
▶SDF, 내년도 현대자동차 울산 EV신공장서 첫선 = SDF는 기본적으로 공장에서 이뤄지는 생산을 ▷하드웨어와 ▷제어아키텍처 ▷데이터플랫폼 ▷어플리케이션의 4개 층위로 구성하고, 각자 생산조립과 컨트롤, 데이터종합, AI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식을 취한다.
일반적인 공장이 실제 생산이 이뤄지는 생산·조립과 생산설비를 관장하는 제어아키텍처에 방점을 뒀다면, SDF는 현대차그룹이 쌓아온 빅데이터와 AI 역량을 통해서 생산을 더욱 효율적으로 고안할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한마디로 SW와 로보틱스, 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에서 그룹이 쌓아온 역량을 생산 효율화에 총동원하는 체계다. 비전이 구현될 경우 30%~50% 수준의 생산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선 공장에서 구현된 기술은 mOTA(메뉴팩처OTA) 기능을 통해, 생산기지들에서 공유되며 각 생산기지에서 활용된다.
이재민 현대차·기아 이포레스트 센터장은 “내년도 개관 예정인 현대자동차 울산 EV 신공장에서 SDF를 선보이고, 이어 기아 화성공장 등 새로운 생산공장에서 기술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면서 “HMGICS(현대차그룹 싱가포르혁신센터) 등 기존 공장과의 협력도 늘리면서 점차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 E-FOREST센터 이재민 상무가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SDF 구현 위한 200여 개 신기술 눈길 = 현대자동차그룹은 이포레스트 현장에서 200여 개의 신기술을 선보이면서 SDF 구현을 위한 연구개발 분야에서 성과를 공개했다.
현장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부분은 앞서 실증이 이뤄지면서 실제 구현도 앞둔 물류 분야에서의 혁신 사례들이었다. 해당 기술들은 물류 이송이 많을 수밖에 없는 항공과 공항 분야에서 꾸준히 활용되면서 기술 담금질이 이뤄지고 있었다.
우선 현장에서 선보인 ‘화물 체적 측정기 연동 물류자동화시스템’은 총 6개의 특허가 들어간 기술로 실제 대한항공의 화물터미널에서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항공화물을 3D와 2D로 이뤄진 카메라로 계측해 부피를 측정하고, 자동분류하게 된다. 오는 2025년 실제 사업장에서 양산 적용할 예정으로 향후 ‘현대자동차그룹 조지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모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를 통해 적재된 화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자동화 창고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도 적용한다. 실제 공장과 똑같은 공장을 사이버공간에 구성하고, 물류를 적재할 효율적인 방법에 착안해서 실제 공간 화물적재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물류로봇(AMR) 주행 제어 내재화 기술. [현대차그룹 제공] |
동시에 생산비용을 절감하도록, 화물을 운반하는 현대위아 생산 AMR(물류로봇)이 QR코드를 통해 정보를 받는 기술도 구현된다. 공장 바닥에 쓰인 QR코드로 물류로봇을 통제하는 것이 골자다. 물류로봇 활용에 필요한 제어 및 관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내재화한 기술로, 전 방향 이동이 가능하며 좌우 바퀴 회전수를 제어해 중량물을 올린 상태에서도 물류로봇이 매끄럽게 곡선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를 통해 각 로봇에 투입됐던 로봇제어 소프트웨어 비용 2000만원 상당을 절약할 수 있다”면서 “내년도 4월 개발이 완료되고 2026년 4월에는 현대차·기아 전공장에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생산분야에서는 카메라와 라이더 등 입력장치로 인식한 정보를 AI가 식별하면서, 생산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들도 공개됐다. 차량의 외관에 불량이 있는지 AI를 통해 테스트하고, 호스 등 비정형 부품의 조립을 자동화하거나, 도장에 들어가는 방청 왁스 도포를 자동화하는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현장에서는 집게손을 단 로봇팔이 사람도 들기 어려운 볼트를 세심하게 들어올리는 시연도 진행됐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SPOT의 순찰 시연 장면. [현대차그룹 제공] |
▶ 현대차그룹 최첨단 기술도 한자리에 = 현장에서는 첨단항공교통(AAM), 로보틱스, 스타트업의 부스도 함께 선보였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생산하는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안전점검, 설비점검을 수행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스팟에 장착된 각종 센서를 통해 공장 환경에서 실시간 안전 점검과 설비 점검을 수행하는데, 사람 형상 정보와 공장 시설 정보를 입력해 돌발상황에서도 확실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UAM 동체·날개 자동 정렬 시스템의 경우 차량 대비 10~100배 이상의 조립 정밀도를 요구하는 UAM의 특성을 고려해 고중량의 UAM 동체와 날개를 1㎛(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자동 정렬해 가며 정밀 체결하는 기술이다. 통상 3~5일 소요되는 과정을 단 몇 시간 작업으로 단축할 수 있다. 기존에는 240맨아워 들어가던 시간도 3맨아워로 획기적으로 단축해 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행사에는 약 1만여 명의 현대차그룹 임직원, 협력사, 대학 및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현대차그룹의 혁신역량을 선보이는 동시에 앞으로 기술 주체들과 현대차그룹이 협업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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