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술방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캡처 |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먹방도 골치아픈데, 이젠 술방 열풍이라니”
유명 연예인들이 술을 마시며 진행하는 유튜브 ‘술방’(술+방송)이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요즘 최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애들이 술을 음식 처럼 생각한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술방’이 도마위에 올렸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정부가 ‘술방’ 가이드라인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시청률 상위 TV 프로그램 10개 중 9개에 음주 장면이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누구나 볼 수 있는 규제 사각지대인 유튜브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는 인기 연예인들이 출연한 음주 콘텐츠가 넘쳐나고, 청소년과 어린이에게 여과 없이 노출되지만 규제 대책이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튜브 술방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캡처 |
유튜브에는 요즘 술방이 대세다.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이 성공한 이후 게스트와 술 마시며 토크쇼를 하는 유튜브 콘텐츠가 우후죽순 격으로 늘었다. 신동엽의 ‘짠한 형’, 조현아의 ‘목요일 밤’, 성시경의 ‘먹을텐데’, 기안84의 ‘술터뷰’ 등이 대표적이다.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은 유튜브 구독자가 387만명, ‘짠한 형’은 157만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다.
술방 열풍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지난해 유튜브 술 방송을 겨냥해 “미성년자의 콘텐츠 접근을 최소화하라” “음주를 미화하는 장면에서는 경고 문구 등으로 유해성을 알려라”라는 지침 2개를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가 강제성이 없는 권고수준이고, 방송과 달리 정부가 유튜브를 규제할 방법도 없다.
유튜브 술방 ‘짠한 형’ 캡처 |
유명 연예인들이 나와 편안한 분위기에서 술마시며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자칫 음주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튜브 이용자 상당수가 어린이나 청소년이다. “먹방도 골칫거리인데, 이젠 술방이냐”며 부모들 사이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TV 드라마와 예능, OTT, 유튜브 등 모든 매체에서 음주 장면이 매우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개정, 연령 제한과 경고문구 표시 등 내용을 더 추가했지만 OTT, 유튜브 등에 대해서는 강제성이 없어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남의원은 “청소년들이 미디어 콘텐츠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