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내 첫 AI 작곡가 ‘이봄’ 개발
“인간 대체 못해...상생의 AI 만들어야”
안창욱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AI작곡-이봄-음악을 디자인하다’ 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인공지능(AI) 작곡가를 활용하면, 음악을 몰라도 나만의 음악을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안창욱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는 지난 8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에서 ‘음악을 디자인하다’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AI는 인간을 도와 능력치를 극강으로 끌어올리는 ‘아이언맨’의 ‘자비스’와 같은 존재”라고 비유했다.
안 교수는 2016년 국내 최초의 AI 작곡가 ‘이봄(EvoM)’을 개발했다. 안 교수가 AI 작곡가 개발이 가능하다고 믿은 이유는 작곡 과정에 깃든 ‘패턴’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는 “건축이 설계 절차를 지니고 있듯, 음악도 형식·길이·구간·박자·화성 등 창작 요소를 차례대로 채워가며 완성된다”며 “이 구조적인 절차를 디자인하는 게 작곡”이라고 설명했다.
이봄은 최근 잘 알려진 ‘딥러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그는 “딥러닝 방식 작곡이란 수많은 음악을 마구잡이로 들려준 뒤, 이와 비슷하게 창작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음악은 무한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무작위로 집어넣어 작곡하면 실망스러운 작업물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봄은 이와 달리 음악 지식을 습득했다는 게 안 교수의 설명이다. 인간의 작곡가의 작업 절차를 그대로 구현, 예술성까지 갖춘 게 특징이다. 안 교수는 “인간 작곡가를 모티브로 삼아 이봄을 개발했다”며 “인간 작곡가는 어떤 곡이 음악 지식·이론에 더욱 부합하는지 평가하는 절차를 반복하면서 좋은 음악을 만드는데, 이봄은 이 절차를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딥러닝 바탕 AI과 달리 이봄은 이 창작 욕구를 모두 반영한 음악을 5분 만에 실현한다”고 밝혔다.
실제 안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이봄과 함께 곡을 만드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AI를 활용해 음악을 ‘디자인’한다면 누구나 자신의 감수성이 깃든 음악을 만들 수 있다”며 “이것이 이봄이 추구하는 철학”이라고 밝혔다. 차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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