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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3만원→89만원’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인상, 적대적 M&A 저지 의지”
매수물량도 기존 18%에서 최대 20%로 확대
“법원 판결에 따른 공개매수 끝까지 완수”
“공개매수 주식 전량 소각해 주주가치 높일 것”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보다 6만원 올린 주당 89만원으로 인상했다고 11일 밝혔다. 또한 최소 매입수량 조건 없이 매수를 진행하겠다는 기준은 유지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와 관련한 안건 등을 의결했다.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과 물량이 상향됐지만, 공개매수 기간은 기존대로 4일에서 23일로 유지된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가 인상 결정에 관해 “금일 의결사항은 시장상황과 금융당국의 우려를 경청하고 이사회에서 거듭된 고민과 토론 끝에 내린 결정으로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주주의 평등원칙을 실현하겠다는 취지”라며 “아울러 최근 주가 급등과 공개매수 이후 주식가치 하락 등으로 영향을 받게 될 주가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고 주주가치도 높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취득한 주식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주관 증권사를 기존 미래에셋증권에 더해 KB증권도 추가했다. KB증권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청약 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주주들은 2개의 증권사를 이용해 편리하게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게 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시행되는 것으로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저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라며 “고려아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노조가 11일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국감이 열리는 대전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MBK의 공개매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고려아연 노조 제공]

고려아연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제련업 등 국가기간산업과 반도체 및 와 이차전지소재 등 국가미래전략산업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장기적인 성장 이어 나갈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투기자본 등의 단기적, 근시안적 경영철학과 다르게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를 통해 초우량 기업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를 더욱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개매수 가격과 최대 매입 물량을 확대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유통 물량 등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주들께서 안심하고 편리하게 청약에 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진행되는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뒤 이른 시일 내에 회사를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고려아연 외에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을 비롯한 최씨 일가 3인이 출자한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3만원에서 주당 3만5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아연 노조는 이날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국감이 열리는 대전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MBK의 공개매수를 반대하는 항의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19일에 이어 두 번째 집회에 나선 고려아연 노조는 “고려아연 노동조합과 근로자는 외국자본 투입 약탈 세력으로부터 국가기간산업이자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고 함께 할 것”이라며 “MBK가 공개매수를 강행한다면,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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