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 멈추고 대국민 사과해야”
“공개매수 강행 시 총파업 불사”
고려아연 노조가 11일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국감이 열리는 대전역 광장에서 MBK의 공개매수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고려아연 노조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MBK는 즉각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철회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서지 않는다면, 2000명 근로자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맞설 것이다.”
고려아연 노조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를 향해 “약탈적·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중단하지 않으면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고려아연 노조는 11일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국감이 열리는 대전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MBK의 공개매수를 반대하는 항의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19일 MBK 사무실이 들어선 광화문 D타워 앞에서 진행한 집회 이후 두 번째다.
이들은 “50년 역사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제련회사이자 국가기간산업의 핵심인 고려아연이 기업사냥꾼 사모펀드, MBK에 회사를 빼앗길 수 엄청난 위협 앞에 직면해 있다”며 “2000명의 고려아연 근로자는 우리의 안정적인 삶의 터전과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적대적이고 침략적인 공개매수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그들이 해온 행태를 익히 봐왔다. MBK가 내세우는 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제고는 국가기간산업을 팔아 자신들의 돈벌이를 정당화하려는 핑계일 뿐”이라며 “인력감축, 투자축소 후 회사의 단기적 가치만 높여 자신들이 투자한 금액을 몇 배로 뻥튀기하기 위해 회사를, 핵심기술을, 그리고 근로자의 일자리를 중국 등 외국자본에 팔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노조는 또 MBK와 영풍의 경영능력에 관해서도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고려아연을 강탈하려는 영풍의 경영실적은 그야말로 처참한 수준”이라며 “영풍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석포제련소는 각종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로 임직원들이 구속되고 고려아연이 주는 배당금으로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K 역시 그간 여러 기업을 인수하면서 강제적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오던 단기 투기자본의 표본”이라며 “시세차익이나 노리며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기자본 MBK와 석포제련소 경영에 실패한 영풍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을 경영할 수 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고려아연 노동조합과 근로자는 외국자본 투입 약탈 세력으로부터 국가기간산업이자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고 함께 할 것”이라며 “MBK가 공개매수를 강행한다면,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날 자사주 공개매수 주당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올린다고 정정 공시했다. 취득 예정 물량도 기존 320만9009주에서 362만3075주로 올렸다.
아울러 최윤범 회장 측은 이날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기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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