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구조물 유/무에 따른 스핀파 전달 특성 모식도.[포스텍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진현규 교수 연구팀이 충남대 신소재공학과 정종율 교수 연구팀, KAIST 물리학과 김세권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전자기기 발열 문제를 해결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스핀파(spin wave) 활용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 자매지인 ‘매터(Matter)’ 온라인판에 지난 9월 26일 게재됐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기기가 뜨거워져 깜짝 놀랐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기기 내부에서 전자가 이동하며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일부 에너지가 열로 변환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자기기는 점점 더 작고 복잡해지고, 이에 따라 발열 문제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전자기기의 발열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스핀파’를 활용한 정보 전달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스핀파는 자성을 가진 절연체에서 전자의 스핀 특성을 이용해 전자의 흐름 없이도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파동이다. 최근 물질 내 스핀파의 온도 불균형이 커지면 - 즉 물질 내 한쪽의 스핀파는 뜨거워지고 다른 쪽의 스핀파는 차가워지는 경향이 커지면 – 스핀파의 정보 전달 효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스핀파의 온도를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공동연구진. 진현규(왼쪽부터) 교수, 박상준 박사, 정종률 교수, 카오반푸억 박사, 김세권 교수.[포스텍 제공] |
공동 연구팀은 자동차 엔진의 열을 식히는 라디에이터 핀(fin)에서 착안하여 새로운 접근방식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자성을 가진 절연체 박막 한쪽 끝에 나노미터 규모의 금 구조물을 추가하고, 금 구조물 함량에 따라 온도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도록 설계했다. 이 금 구조물은 해당 위치에 있는 스핀파의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춰, 물질 내에서 스핀파의 온도 불균형을 유도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의 박막은 기존 대비 스핀파 전달 효율이 250% 이상 향상됐다. 국내 공동 연구팀이 스핀파의 온도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하며 스핀파 전달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최초로 제시한 것이다.
진현규 교수는 “전자기기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차세대 정보 전달 기술 개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