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을 통해 주문한 치킨. [독자 제공]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한국인 10명 중 4명이 배달 앱 3사가 무료 배달을 선언한 뒤 오히려 음식값을 비롯한 비용 부담이 늘었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 앱이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비를 없애는 대신 외식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올리자, 외식업체들이 음식 가격을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헤럴드경제가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료배달 시행 이후 멤버십 가격, 음식 가격, 배달비를 포함한 배달 앱의 비용 부담이 늘었다는 응답이 39.7%를 차지했다. 부담이 ‘조금 높아졌다’(29.7%), ‘매우 높아졌다’(9%)를 합산한 수치다.
무료배달 시행 후 비용 부담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중은 부담이 늘어났다는 답변의 절반에 그쳤다. ‘조금 낮아졌다’(16.3%), ‘매우 낮아졌다’(1%)를 합산한 수치다. ‘변동 없다’는 답변은 44%로, 무료배달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가 가장 많았다.
배달 오토바이 자료사진. 임세준 기자 |
비용 부담이 늘었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1회 주문 당 증가 금액을 물은 결과 ‘1000원 이상~2000원 미만’이 40.8%로 가장 높았다. ‘2000원 이상~3000원 미만’은 29.6%, ‘1000원 미만’은 21.1%로 그 뒤를 이었다.
비용 부담이 늘어난 원인은 외식업체들이 배달 앱 판매 가격과 매장 내 가격을 달리하는 ‘이중가격제’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식업체들은 배달 앱이 소비자로부터 배달비를 받지 않는 대신, 점주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인상해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날 한솥도시락은 “배달 매출의 약 30%를 배달 플랫폼에 지불하게 됐다”며 치킨마요 가격을 매장에선 3800원, 배달 앱에선 4600원으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배달 햄버거 사진. [독자 제공] |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배달 앱은 ‘배달의민족’이지만, 멤버십을 가장 많이 가입한 앱은 ‘쿠팡이츠’로 조사됐다. 배달 앱 사용자 중 56.4%는 배달의 민족을 가장 많이 사용했고 23.8%는 쿠팡이츠를 선택했다.
배달 앱 3사 이용자 10명 중 6명은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는 배달 앱 멤버십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이츠의 ‘와우멤버십’이 47.6%(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배달의민족 ‘배민패스’가 25.4%, 요기요 ‘요기패스X’가 12.3%를 차지했다.
배달 앱에 따라 멤버십에 가입한 이유는 크게 엇갈렸다. 배민패스 가입자 중 34.6%가 ‘입점 가게 수, 빠른 배달 속도 등 앱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어서’라고 답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와우멤버십 가임자 60.1%는 ‘OTT, 로켓배송 등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가 마음에 들어서’라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은 전국 패널 1000명을 인구 구성에 따라 비례할당 추출했으며,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80%에서 ±2.03%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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