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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자사주 매입은 회사·주주·국민 위한 결정…영풍도 참여할 수 있다”
2일 긴급 기자회견서 질의 응답
총 3조1000억원 투입…지분 18% 확보 목표
“단기적 금융부담…이해관계자 이익위해 어쩔수 없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약 2조7000억원의 회사자금을 투입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가운데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유를 불문하고 고려아연이 지금과 같은 혼란과 분쟁의 한가운데 처하게 돼 주주와 임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및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해서 깊이 사과드리고 싶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금번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하는 게 목표”라면서 “이를 통해 주주 가치를 확고히 높이고, 금번 사태로 초래된 자본시장 혼란 및 회사 비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신속히 수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금융 부담이 수반되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보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제고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한 결과”라면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결정이 장기적으로 주식가치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 결정은 공개 매수에 참여하는 주주와 그렇지 않은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영풍 또한 고려아연의 주주로서 공개 매수에 정당하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MBK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가담해 이용당하면서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헐값에 넘길 것이 아니라, 고려아연 지분을 투자 재원으로 해 석포제련소 개선 등 경영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최 회장은 영풍·MBK 연합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약탈적’이라고 규정한 회사 측의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MBK가 경영권을 장악하는 경우 결국 고려아연을 중국 기업이든 누구든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매수인에게 매각할 것”이라면서 “이런 결과를 방지함으로써 비철 제련 세계 1위의 토종 기업으로서 이차전지 공급망에서 니켈 등 핵심 원소재를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을 지키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고려아연의 회삿돈을 이용한 경영권 지키기가 배임에 해당한다’는 영풍·MBK 측 주장에 대해서는 “여기에 대해 상대측이 법원에 자사주 매입 중단 가처분을 냈고, 법원에서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번 결정이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영풍의 장형진 고문이 “최 회장과의 인간적 ‘불화’가 장씨 집안과 최씨 집안의 정면충돌로 이어졌다”고 언급한 데 대해 그는 “장 고문이 심려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어린 사람으로서 죄송하단 생각이지만, 개인 최윤범이 아닌 고려아연의 대표자로서 내린 이야기었다”면서 “영풍 장 고문과 그간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상의드리고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의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고려아연은 이사회 결정을 통해 이달 4∼23일 1주당 83만원에 320여만주의 자기주식을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총 2조6600여 억원에 달한다.

영풍·MBK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를 통해 경영권 확보 시도에 나선 이후 방어하는 쪽인 최 회장이 공개 석상에 나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려아연과 함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도 4300억원을 들여 공개 매수에 참여해 고려아연 지분 2.5%에 해당하는 51만여 주의 공개 매수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털의 합산 공개 매수 규모는 전체 발행 주식의 18%인 372만여 주가 되고, 전체 금액은 3조1000억원에 달한다.

최 회장은 “지난 3주간 오늘만을 위해 달려오면서, 고려아연의 미래를 위해 경영권을 내려놓는 것까지 포괄적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했다”면서 “앞으로 베인캐피털 자금 회수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베인캐피털은 고려아연의 경영이나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한 재무적 투자자”라며 “베인캐피털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등 미래 사업 방향을 적극적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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