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사옥 [연합]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계열사 한미약품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한미약품 이사직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했다고 30일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한미약품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이번 임시주총 안건으로 박 대표와 신 회장을 각각 한미약품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에서 해임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신규 이사 선임으로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를 제안했다. 박 부사장은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등을 거쳐 한미헬스케어 대표이사를 지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부사장을 맡고 있다. 장 대표이사는 한미약품 연구센터 연구위원 출신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임시 주총 소집 배경으로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최대 주주이자 그룹 지주사로서 그룹 전체의 방향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박 대표이사가 한미사이언스와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는 등 최대 주주로서 더 이상 현 경영 상태를 방관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체 없이 소집 절차를 취하지 아니할 경우 관련 법적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 해임의 경우 상법 상 주총 특별결의 대상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이 9.27%를 갖고 있으며, 신동국 회장과 그가 100% 지분을 가진 한양정밀이 9.14%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41.59%는 기관투자자와 외인, 일반주주 등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7월 신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이 함께 ‘3자 연합’을 구성했고, 이들의 제안에 따라 오는 11월 28일 임시주총을 개최한다.

이사회 확대 및 신규 이사 선임 등이 안건이다. 해당 주총 결과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가 바뀔 수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임종윤 사내이사 등 형제 측 인사가 5대 4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3자연합이 제안한 안건이 통과되면 이사회 구도가 5대6, 혹은 5대도로 양측이 동수를 이루거나 3자연합 측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날 임시주총 개최 요구에 따라 주총이 개최되더라도 일정상 한미약품 주총은 한미사이언스 주총 이후에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한미약품 주총이 열리더라도 한미사이언스 의결권 행사 방향도 11월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주총 결과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