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유병옥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과(왼쪽에서 네 번째) 이진수 광양제철소장(세 번째), 유원양 TEMC 대표(다섯 번째)가 12일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네온 생산 설비 준공 및 출하식' 행사를 갖고 있다. [포스코 제공] |
[헤럴드경제(광양)=박대성 기자]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반도체용 희귀가스 네온(Ne) 생산 설비 및 기술을 국산화, 첫 제품을 성공적으로 출하했다.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반도체용 소재로 100% 수입산에 의존하는 희귀가스의 국산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포스코는 12일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 이진수 광양제철소장, 유원양 TEMC(티이엠씨)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네온 생산 설비 준공 및 출하식’을 개최했다.
네온은 공기 중에 0.00182% 밖에 포함돼 있지 않은 희귀가스로, 반도체 노광공정(빛을 이용해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회로를 새김)에서 사용되는 엑시머(Excimer) 레이저 가스의 원재료 중 하나다.
과거 무역 분쟁 등에 따른 가격 폭등과 공급 부족을 겪으며 국산화 시도가 이뤄졌지만, 외국 기술에 의존한 개발에 그쳤고 이 역시도 생산이 중단돼 현재 수요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다.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부장은 “국내 강소기업인 TEMC와 협력해 산업가스 시장의 숙원 과제였던 네온의 완전한 국산화를 이뤄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네온(Ne), 제논(Xe), 크립톤(Kr) 등 희귀가스의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0년 약 1600억 원 규모였던 국내 희귀가스 시장이 2023년에는 약 2800억 원 규모로 확대되는 등 연평균 2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는 산업용 특수가스 전문기업인 TEMC와 협력해 지난 2019년 말부터 약 2년에 걸쳐 네온 생산의 완전 국산화를 추진해 왔다.
제철 공정용 가스 생산에 사용 중인 대형 공기분리장치를 활용해 광양제철소 산소공장과 TEMC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의 네온 생산 설비를 자체 개발했다.
또한 이를 통해 추출한 네온을 TEMC가 독자 기술로 정제한 후 완제품인 엑시머 레이저 가스까지 생산하는 전 공정 국산화를 완성했다.
이번에 준공한 설비는 고순도 네온 기준 연간 약 2만2000Nm3(노멀 입방미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수요의 16% 가량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시운전을 통해 제품 품질 평가를 마무리했으며, 올해 설비를 준공하고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가게 됐다.
특히 이번 사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개선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인 '성과공유제(Benefit Sharing)'의 결실로 그 의미가 크다.
포스코는 기존 설비와 TEMC의 기술력을 활용해 네온 생산 설비 및 공급 체계를 새롭게 갖추었으며, TEMC는 성공적인 과제 수행에 대한 인센티브로 초기 투자금을 모두 보상받고 포스코에서 생산되는 네온의 장기 구매권을 확보했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향후 네온 생산 설비의 증설을 통해 국내 네온 공급망을 더욱 견고히 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제논과 크립톤까지 강소기업과의 협업으로 생산기술을 개발해 국내 산업가스 시장의 상생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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