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해도 나룻배 |
[헤럴드경제(무안)=김경민기자] 항·포구는 해양에서의 치안을 담당하는 해양경찰의 주요 활동 무대 중 하나다. 이들 항·포구는 표면상 연륙과 연도교 건설이 소멸되는 주요 원인이다.
여객선을 대신한 육상 교통이 항·포구의 유용성 저하를 가져오면서 항구의 기능 또한 점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령 다리가 건설되더라도 이용객만 있다면 항·포구는 소멸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주요 항·포구에 파출소와 출장소를 배치해 해양치안 수요에 부응하는 한편 해양 안전 제고와 해양주권 수호에 주력하고 있는 해양경찰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농어촌이 인구 감소와 함께 철도역 폐쇄 등이 맞물리면서 소멸 위기에 처한 것처럼 섬 지역과 어촌이 항·포구의 기능 상실과 함께 소멸로 내몰린다면 해양경찰의 역할 또한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낙도의 경우, 독도가 한때 사람이 살지 않아 현재와 같은 영토문제로 비화된 것처럼 항·포구의 기능 상실과 이에 따른 무인도화는 장기적 관점에서는 해양 주권과도 연결될 수 있다.
해양경찰은 이런 문제 등에 대비하기 위해 섬 일대의 확고한 해양치안 확립은 물론, 신속한 응급환자 이송을 통한 정주 여건 제고, 해양레저 활동에 대한 안전 확보 등을 통해 해양 거주와 방문 인구의 유지 및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청장 이명준)은 올 들어 10월 현재까지 650여명의 응급환자를 이송했으며, 해양주권을 침해하는 700여척의 외국어선을 나포 또는 퇴거 및 차단했다.
서해해경은 소멸 또는 쇠락해 가는 섬마을과 항·포구의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 등과 적극 협력하는 한편, 레저 활동 공간으로의 재활용 등에 최대한 해양안전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신안군 압해도의 복룡나루터와 무안군 망운면의 도원선착장은 이처럼 항·포구 소멸의 보다 근본적인 요인을 보여준다. 연륙·연도교 건설보다는 육상교통의 발달 및 이용객의 감소가 항·포구 소멸의 주요한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압해도 복룡리와 망운면 성내리 사이의 해협은 영산강 하구언이 놓이기 전에는 진도 ‘울뚤목’보다 물살이 쌨다고 한다.
“70년대 도원선착장 앞바다는 물살이 쌔서 썰물을 기다려 배가 올라갈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산강 하구언과 금호방조제를 막은 뒤로는 강한 물줄기도 물고기도 사라졌고 갯벌도 죽었습니다.”
운남면 성내리 도원선착장 인근이 고향이라는 박희호씨(47)는 전화가 없던 시절에는 종선을 타기 위해 불을 피워 바다 건너 복룡리의 사공을 불렀다고 전했다.
“1970년대 중반, 도원~목포 북항을 운항하는 여객선이 오전과 오후 2차례 운항됐습니다. 이 배를 놓치면 다른 배로 압해도 신장선착장에 내려 복룡리까지 걸어간 다음 나룻배로 이곳 도원까지 건너왔습니다.”
망운면 성내리 토박이 기순도씨(63)는 도원에서 북항까지 3시간이 소요되는 배를 타고 고교시절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 여객선은 광주-함평-나산-도원 간 시외버스가 운행되면서 이용객이 점차 감소하자 1976년 중단됐다. 이후 도원선착장은 물론 복룡나루터의 여객항 기능이 사라졌으며, 현재는 두 항구 모두 어민선착장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압해도와 망운면을 연륙하는 길이 925m의 김대중대교가 지난 2013년 개통된 것을 고려하면 다리가 건설되기 30여 년 전에 이미 항·포구의 기능이 상실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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