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의 끄트머리인 다음 주말 광주·전남·북을 아우르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치러진다. 이른바 호남대전에서 이재명 후보가 확실한 승기를 잡을지, 이낙연 후보가 기사회생 할지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월 초 충청권을 시작으로 대구·경북과 강원도까지 4군데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누적 투표율 과반을 넘기며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에게 20% 포인트 차이를 보이면서 이낙연 전 대표로서는 백척간두에 섰다.
그러나 그동안 경선을 치른 4군데의 온라인 투표 권리당원 수는 모두 합쳐도 10만5000여 명이지만 호남 권리당원은 20만여 명에 이른다. 그러기에 이 전 대표는 자신의 고향인 호남에서 이재명 지사를 유의미한 10% 포인트 차로 이겨야만 누적 지지율에서 오차범위 전후로 근접하거나 뒤집기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면서 기사회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호남이 고향인 이 전 대표로서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루겠다”고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지 일주일 만인 15일, 사직 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몰린 이 전 대표를 호남민심이 다시 보기 시작한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방언론인 무등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3~14일 광주·전남 지역 성인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발표한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44.1%를 얻었다. 이 지사는 35.4%. 두 후보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4%p) 밖인 8.7%p다.
전남에서는 47.7%를 기록해 이 지사의 33.5%를 14.2%p 앞섰다. 광주에서는 이 전 대표39.7%, 이 지사 37.8%로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했다. 광주에서는 명 37.8%, 낙 39.7%로 경합을 벌였다. 전남에서는 명 33.5%, 낙 47.7%로 14.2%포인트 차이가 났다.
또 광남일보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12일~14일 광주·전남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대상)에선 이 지사는 40.6%, 이 전 대표는 38.4%로 집계됐다.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내인 2.2%p. 광주에서 이 지사는 39.2%, 이 전 대표는 35.8%였다. 전남에선 이 지사 41.6%, 이 전 대표 40.3%로 초박빙이었다.
3∼4주전 또는 일주일전과 비교해도 이 전 대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이 지사는 성남시장 때 추진했던 대장동 개발사업 참여 업체가 1153배의 수익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한 번 호남민심의 복원을 외치는 이 전 대표의 호소가 먹혀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이제 국회의원이 아니다. 호남이 저에게 지지를 보내주지 않으시면 제 역할은 여기서 끝난다”며 이번 추석연휴기간 호남에 올 인하고 있는 것도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다.
특히 전북을 연고로 한 정세균 전 총리의 전격적인 후보직 사퇴도 이 전 대표로서는 지지율 반등의 변수다. 여기에 경선이 중반에 접어든 상황에서 친문 부엉이 모임 좌장격인 홍영표 의원을 비롯한 검찰개혁에 앞장서 온 김종민 의원, 기본소득 저격수인 신동근 의원을 품으면서 진열을 가다듬고 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는 여야 후보 캠프는 언론사의 조사결과 발표 때마다 민감하다. 지난해 4.15총선 직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40%대의 압도적 1위를 기록했던 이낙연 전 대표는 15%대의 이재명 지사보다 더블 스코어 이상 격차를 보이며 독주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반대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인기는 영원하지 않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이낙연 전 대표가 불과 일주여 앞으로 다가온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한 호남대전에서 호남의 선택을 받게 된다면 그는 제2의 김대중이거나 노무현을 꿈꾸어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호남은 김대중 이후 2번째 집권 여당 대선후보로 호남출신을 내 세우게 된다.
호남취재본부 박준일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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