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2만대 판매, 다소 비싸다는 반응도
광주글로벌모터스 임직원들이 캐스퍼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인주 기자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차종 AX1, 검사항목 OK.”
15일 오전 11시20분, 광주형 일자리 첫 성과물인 ‘캐스퍼’ 생산합격률을 알리는 디스플레이창에는 88.89%가 표시됐다. ‘불량률 100%를 달성할 수 있을까?’
“드르륵 드르륵.”
검사표준 라인에서 만난 직원들은 전동드릴로 나사를 조이고 불량률 점검에 공을 들였다.
남색 조끼를 입은 생산직 사원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앳띤 모습이다. 대부분 지역 출신이다. 현재까지 고용한 인원 총 505명 가운데 470명이 지역 인재다. 생산점검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에서 시험에서 100점을 맞으려는 수험생 모습이 오버랩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인터넷으로 직접 구매한 경량급 SUV ‘캐스퍼’가 현재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자동차 ‘핫 이슈’임은 분명하다. 광주 지역 노·사·민·정이 2019년 1월 상생 협약을 체결한 지 2년8개월 만에 얻은 결실이다. 올 초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완성차공장이 준공된 지 반 년 만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생산라인에서 최종점검을 받고 있는 캐스퍼. |
이날 오전 광주빛그린산업단지 내 광주글로벌모터스 완성차공장에서 열린 ‘양산 1호차 생산 기념행사’에는 지역산업계 관계자가 총출동했다.
박광태 GGM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용섭 광주시장, 임서정 일자리수석,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등이 참석했다. 임직원들의 표정에서도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임 수석을 통해 “광주는 상생의 첫걸음을 내디디며 포용과 나눔의 도시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고용창출이 본격화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정부는 상생형 지역일자리가 더 확산하도록 지원하고 새로운 상생 모델 발굴을 돕겠다”고 말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은 차체 설비와 조립 설비를 100% 국산화해 다양한 차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근 IT지원반에는 50여명의 직원이 제조 과정 전반을 서포팅하고 있었다. 리어헤드테스트와 크레시패드, 도어스커프, 헤드램프 공정은 차분하게 이어졌다. 타이어, 램프, 전장부품 등 협력 업체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캐스퍼’ 생산라인은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다. 수천여평의 조립도장 라인은 최첨단 자동화설비와 혼류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생산 체제를 구축했고 국내에서 개발한 표준기술을 적용하면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양산 1호차 생산기념 행사장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찾았다. 서인주 기자. |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거대한 황무지나 다를 바 없던 이 일대는 ‘상전벽해’로 변신했다. 공장 주변에 식당과 원룸단지가 들어섰다. 교육과 상가가 밀집한 광주시 선운지구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출고 직전의 차량에 직접 타봤다. 작지만 아늑한 느낌이다. 외관은 세련됐고 속은 알찬 밤톨 같았다. 각종 보조장비가 눈에 띄는데 안전주행과 편의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느껴졌다.
캐스퍼는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사전계약 접수를 시작한 후 올해 공급물량분을 넘어서는 1만8940대가 계약됐다. 당일 사전계약 물량을 완판했다. 캐스퍼는 전장·전폭·전고가 3595·1595·1575㎜에 축간 거리가 2400㎜인 경차로, 기본 모델과 액티브 모델로 구성됐다.
1만8940대는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올해 생산계획 물량을 넘어서는 수치다.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연 생산 가능 대수는 10만대다. 이날 생산을 시작해 올해 1만2000대를 만들고 내년에는 7만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가 캐스퍼 생산라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하지만 애초 기대보다 높은 가격대는 변수다. 옵션을 더하면 아반떼 등 상위 차량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가격정책과 마케팅 전략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GGM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가지려면 노사 상생의 기업문화가 확실히 정착돼야 한다” 며 “GGM은 대표이사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두가 노동자이고 모두가 사용자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 노사 상생의 길을 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광태 GGM 대표이사는 “양산에 들어가기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준 임직원과 성원해준 시민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며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 위탁생산 전문기업으로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si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