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제자에 선거 메시지 보낸 교사 ‘선고유예·자격정지’…“과도한 기본권 침해”
광주 고등법원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기자] 성인이 된 제자들에게 선거 투표 관련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학교 교사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자격 정지 형을 선고 받았다.

해당 교사와 교육 단체는 현행 국가공무원법이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 고법 형사 1부(이승철 신용호 김진환 고법판사)는 국가공무원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백금렬 교사의 항소심에서 백 교사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과 같이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하고 징역 6개월에 대한 형의 선고는 유예했다. 백씨 측의 위헌 법률 심판 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국가 공무원 법상 법원 판결로 자격 정지 형이 확정되면 당연 퇴직 사유가 된다.

재판부는 “현행 국가공무원법이 과잉 금지 원칙을 위배해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선거의 형평성, 공정성 등 공익은 대의 민주제를 채택한 국가에서 중요한 가치다”고 말했다.

직위 관련성이나 영향력과 관계없이 공무원의 선거운동을 모두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 처벌에 더해 자격 정지 형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책임과 형벌의 비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백 교사는 4·15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4월 14일 밤부터 15일 오전 사이 졸업생 제자 4명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더불어 민주당과 더불어 시민당에 투표하자는 취지의 그림과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교육청은 법원 판단과는 별개로 지난 2월 백 교사에게 감봉 3개월의 경 징계를 내렸으며 수업권 제한 등은 하지 않았다.

전교조 광주 지부는 2019년 헌법재판소에서도 직무와 무관한 사적 영역에서 교육 공무원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위헌 요소가 있다며 국가공무원법 개정을 촉구했다.

백금렬 교사는 “OECD 가입국 중 우리나라만 교사의 정치기 본권을 금지하고 있다”며 “대법원에 상고 하고 위헌 법률 소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교사.공무원 정치 기본권 보장 촉구 기자 회견[전교조 광주지부 제공]
hwang@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