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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진도)=황성철기자] 진도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남·녀 중학생 가운데 여중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교육당국과 경찰의 대처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B양의 유족측은 B양이 올해 초부터 지난달 31일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까지 같은 중학교에 재학중인 동급생 6명에게 욕설을 듣고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양은 지난 4월 2일 점심시간에 체육관에서 동급생 6명과 언쟁을 하면서 따돌림과 위협적인 표현을 들었다며 학교측에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진도교육지원청은 조사결과 언어폭력만 있었다고 보고 화해 조정을 시도했다. 가해학생들은 6명중 일부가 “한자리에 있기만 했는데 가해자로 몰렸다”면서 자신들도 B양으로부터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진도교육지원청은 지난 5월 24일 학폭 심의위를 통해 가해 학생 6명과 B양에게 경미한 정도의 폭력이나 쌍방 폭력시 처분하는 1∼3호 조처를 했다. 교내봉사와 특별교육이수,서면 사과 조치를 내렸다.

이후 여중생 유족은 지난 5월 진도경찰서에 학교 폭력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미한 사안이라며 전학을 권유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또, 경찰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중생의 메모를 유서가 아닌 편지로 판단했다. 하지만 유족측은 담임 교사에게 남긴 메모에 학교 폭력이 언급된 점을 감안하면 메모는 유서가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B양이 남긴 메모에는 ‘선생님과 더 친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학교 폭력 때문에 더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도경찰서 형사과는 B양이 남긴 메모를 유서로 볼 수 없어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하려 했다.현재 B양이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는 유족측의 주장이 계속되자 진도경찰서 여성 청소년과가 학교 폭력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1시 50분께 진도군 진도읍 한 아파트에서 같은 학교 다니는 A(15)군과 B(15)양이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됐다. A군은 현장에서 숨졌으며, B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