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고장사고…안전성 신뢰할 수 없어
월성원전 1호기(사진 오른쪽) 전경./헤럴드 대구경북DB
[헤럴드 대구경북=은윤수 기자]경주환경운동연합은 월성원전 1호기(68만㎾급)가 지난 5월 한차례 고장으로 가동을 멈춘데 이어 두달만에 또 고장이 났다며 이제 더 이상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는 만큼 즉시 폐쇄해야 한다고 밝혔다.
월성1호기는 30년 설계수명이 지났지만 지난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수명을 10년 연장하는 것을 승인해 지난해 6월 재가동에 들어갔다.
재가동에 들어간 월성1호기는 지난 5월11일 오후 10시6분쯤 압력조절밸브 고장으로 인해 원자로보호신호가 작동해 발전정지됐고 22일 오전 11시24분경 안전정지계통의 동작으로 또 한차례 원자로가 정지됐다.
한수원에 따르면 제2정지계통의 정기시험 도중 헬륨주입밸브 누설로 인해 독물질(가놀리늄)이 원자로에 유입돼 자동정지됐다.
이번 정지사고가 발생한 제2정지계통은 원자로에 문제가 발생했을 시 핵분열을 감속시키는 물질을 투입시켜 원전 가동을 정지시키는 기능을 하는 곳이다.
경주환경련은 "이번 정지사고로 다행히 방사성물질의 유출 등은 없었지만 안전정지계통에 밸브 누설 등 문제가 일어난 점은 가볍게 넘어갈 문제만은 아니다"며 "설비의 노화 문제와 수명연장심사의 부실이 드러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또 "얼마 전 발생한 울산지진의 영향으로 노후화된 시설에 문제가 발생했는지 확인도 필요하다"며 "자세한 사고조사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설계수명이 만료된 노후원전에서 가동 1년 만에 연달아 2번의 고장과 정지사고가 발생했다는 그 자체로 위험 경고"라고 강조했다.
경주환경련 관계자는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가 임의로 운영변경 허가 과정에서 심의를 거쳐야 하는 수많은 보고를 누락해 허가를 취소할 사유도 확인됐다"며 "수명연장에 필요한 충분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가동을 하다보니 여기 저기 계속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작은 사고와 위험의 신호들을 계속 무시하다 보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수명이 끝난 노후 원전 월성1호기를 이제라도 폐쇄하는 것이 후쿠시마와 같은 참사를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성1호기는 고리1호기에 이어 건립된 우리나라 두번째 원전으로 지난 1983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해 2012년 11월 설계수명이 만료되면서 가동이 중단됐으며 가동 기간 30년 동안 39번의 고장이 났고 특히 2012년에는 한 해에만 3번 고장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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