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경북 구미시의 아파트 물탱크 에서 30대 중국인이 속옷 차림으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후 1시 30분쯤 경북 구미시 한 아파트 5층 옥상 물탱크에서 중국인 왕(37)씨가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왕씨의 시신은 최근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주민 신고에 따라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물탱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현장 수사에 나선 경찰은 물탱크 옆에서 발견된 조끼 속에서 왕씨 명의의 중국여권과 현금 2만8000원, 임금체불을 비관하는 유서 성격의 쪽지가 발견됐다. 중국어로 된 쪽지에는 “나는 노동자다. 그들이 나를 속였다. 중국돈 3만 위안을 주지 않았다. 3개월 치 월급”이라고 적혀 있었다.
국내에서 선원으로 근무하는 왕씨는 거주지가 포항으로 알려졌지만, 지난달 20일 부산에서 연고가 전혀 없는 구미로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아파트 주민은 “왕씨가 속옷 차림으로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경찰은 몸에 타살 흔적이 없는 점으로 볼 때 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11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판단할 방침이다. 왕씨의 시신 상태로 볼 때 왕씨가 숨진 지 10여 일 이상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구미시는 해당 물탱크에 소독에 나섰으며, 당분간 입주민들에게는 생수를 공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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