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측식 → 선미식 트롤 변경 결사 반대
해양수산부 정책을 비난하는 수십여개의 현수막들이 울릉도 저동 어판장에 걸려있다.(채낚기 협회제공)
“트롤 업계만 대변하는 해수부는 각성하라. 어업인들 눈 속이는 해수부를 해체해라. 현측 식 트롤어선 선미 식 허용 결사반대한다.”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경북울릉군의 저동 항 어판 장 에는 해수부 정책을 비난하는 수십여 개의 현수막이 걸려 있는 가운데 채낚기 어업인 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지난해 10월 해수부가 대형트롤과 동해 구 중형 트롤어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용역 입찰(본보2월 15일보도) 재 공고 와 관련, 울릉도 현지 어업인 들의 감정이 폭발 직전에 있음을 여실히 알 수 있었다.
정 영환 (사)전국 채낚기 실무자 울릉군 어업인 총 연합회장은 7일 오후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 싹쓸이 조업을 감행하는 트롤선에 대해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10월 3억 원의 예산을 들여 용역을 재 공고한 것은 채낚기 어업 인들을 도산으로 몰아넣는 발상이다”며 포문을 열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10월 재공고한 용역입찰 문구(채낚기 협회 제공)
정 회장은 “이번 해수부의 용역입찰 재 공고는 어업조정위원회에 조사 권한 ,조정(재판상 화해), 효력(수산업법, 개정추진)등을 부여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며 특히 대형트롤선이 동해 구(128도)로 이동 조업이 가능하도록 포함돼 있다”며 용역 입찰 자체만으로도 전국의 영세 채낚기 어업인 들을 죽이는 발상"이라고 분개했다.
해수부는 동해 구 중형 트롤 중 현측 식(Side Traw1)과 선미 식(Stern Traw1)의 조업방법과 운용상의 안정성 검토를 핑계 삼아 오징어 싹쓸이 조업에 용이한 모든 트롤선을 선미식 으로 합법화 한다는 것이 채낚기 어민들 측의 주장이다.
특히 동해 구 중형트롤(59톤 이하)은, 경상북도 경주시 수념 말 107도 이북 해역에서만 조업이 가능하고, 대형트롤은 (139톤 기준) 동경128도 이동 해역에서는 조업을 할 수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도 불구, 대형 트롤선을 128도 동쪽으로 조업을 가능하게 해 동해안 연안의 오징어 씨를 말리겠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낚기 협회 측은 또 지난해 말 국무회의를 통과해 법제화된 “동해 어업조정위원회” 구성 에 대해서도 무효화를 주장했다.
울릉도 저동항에 정박중인 채낚기 어선들(자료사진)
동해어업조정위원회는 어업분쟁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어업에 관한 조정·보상·재결 (裁決) 등 각종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로 해수부가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려고 법제화 했다는 것이다.
채낚기 협회 측에 따르면 위원회의 구성은 해수부, 수산과학원, 어업 관리단, 시·도, 어업자 단체 등에서 어업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22명 이내로 구성한다고 돼 있으나 대형 기선저인망 조합장은 위원으로 위촉됐지만 채낚기 관련 조합장은 배제돼 결국 어업 분쟁 시 채낚기 어업을 대변하지 못하는 불리한 상황에 처할 것은 뻔하다“고 지적 했다.
울릉군 채낚기 단체 B씨는“지난1월 새 누리당 박명재 지역구 국회의원이 해수부를 상대로 현미식과 현측식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현측 식 선주들이 현미식 개조나 신조를 반대하는 건의와 여론이 있는데 이를 위한 용역을 중단할 용의가 없는지 질문했지만 이에 대해 해수부는 용역이 주요 목적이 전체 트롤어업의 조업현황과 경영분석을 통한 오징어 자원의 적정 이용과 합리적인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정부의 수산자원관리 정책추진을 위한 것이다.”고 답변했다“며 ”오늘날의 무책임한 수산정책의 현주소임에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트롤선은 남·서해에서 조업하는 대형트롤(139톤 기준)선 52 척과 동해안에서만 조업이 가능한 속칭 동해 구 중형 트롤 (59톤 이하) 33척이 조업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낚기 협회에서 내걸은 노란 현수막이 눈에 띤다(채낚기 협회 제공)
말 그대로 선미트롤은 어선의 뒤쪽에서 그물을 끄는 조업방식이고 현측식 트롤은 어선의 옆방 향에서 그물을 끄는 방식으로 나눠져 있다.
지난해 말썽이 된 대형트롤의 동해안 진출을 추진하면서 동해 구 중형트롤을 선미, 사이드트롤 구분 없이 전부 선미트롤로 변경시켜주겠다는 소식에 동해 구 중형트롤은 침묵을 지키고 왔음에 동해안 채낚기 어업인 들을 분개하게 했다.
결론적으로 중·대형 트롤선은 대형 채낚기 어선과 공조해 싹쓸이 조업만 하면 어떤 해구든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을 비롯한 울릉도 채낚기 단체 대표 20여명이 오는 19일 해양수산부(어업자원정책관)를 항의 방문한다. 여기에는 강원도 어업인과 울진군 죽변 어업인30 여명등 총 50여명이 가세(加勢)해 채낚기 어업인 들의 입장을 강력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번 해수부방문에서 대형트롤선 동해(128도)구 진출 반대와 현측 식 에서 현미식 조업변경 반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또 동해 어업조정위원회 위원구성에 대해서도 무효를 주장하며 어업 분쟁 시 채낚기 어업을 대변할 수 있는 채낚기 관련 위원을 선임해 줄 것 을 강력이 요구할 계획이다.
정영환 회장은 “채낚기 어업인 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시 어업 포기는 물론 물리적 충돌을 감수하더라도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해 추후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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