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예술도 인간의 활동인이상 삶의 총체성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는 자각에서 비롯된 저자의 연구는 순수형식만 인정하려는 모더니즘으로 인해 삶으로부터 저 멀리 괴리된 예술을, 추상미술은 다시 삶에 뿌리내리게 했다는데 초점을 맞춰 추상의 태동과 발전을 기술했다.
인간 세상에 없지만 누구나 유토피아를 꿈꾸듯, 세상에 없는 것을 관념적 형태로 우리 눈 앞에 보여준 것이 추상미술이다. 윤 교수는 “나는 추상미술에서 궁극적으로 유토피아의 역설을 넘어서는 것에 대한 믿음을 본다. 중력의 법칙을 벗어나 자유롭게 떠도는 형태들은 현실을 초월하고자 하는 비상(飛翔)의지, 즉 유토피아니즘의 예술적인 현현이다. 우리 모두가 새처럼 나는 꿈을 꾸듯이, 그리고 그 꿈이 결코 사라진 적이 없듯이,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도 추상 충동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고 전하고 있다. 모더니즘 이후 형성된 새로운 담론들을 풍부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분석해 읽는 재미와 함께 보는 재미도 더해준다. 536쪽. 3만원.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