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는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크리스마스이브 단 하룻밤뿐. 하루는 24시간이지만 지구 자전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면 31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시간동안 1억 6천만 가정을 방문하려면 1초에 1434가구를 방문해야 한다. 1가정당 0.0007초다. 설사 이 짧은 시간에 한 집을 방문할 수 있더라도 문제는 또 있다. 마하 4218로 달려야 하니 전 세계 가정의 유리창은 남아나질 못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부모님이 주는 것이 세계평화를 위해서 좋겠다.
출간 10주년을 맞아 <과학 콘서트>(2011.어크로스)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이 책은 사회, 경제, 미술, 음악, 심리학 등 모든 범위에 과학을 적용시켜 신드롬을 일으켰다. 기존 내용에 추가로 10년 동안 인간사회를 이해하는데 과학이 얼마나 유용해졌는지를 살펴보는 ‘커튼콜’을 추가하였다. 포춘 쿠키와 현대과학의 로또 당첨 대결과 경영학과 네트워크 과학의 결합까지 '커튼콜'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 케빈 베이컨의 6단계'는 그와 6 단계만 거치면 모든 할리우드 배우가 연결된다는 이론이다. 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확장된다.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추장이 6단계만 거치면 오바마 대통령과 연결될 수도 있다. 이만큼 전 세계가 연결된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다. 하지만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이 이론은 중세에 페스트가 어떻게 유럽의 3분에 1을 감소시키고 아프리카 작은 부족의 에이즈가 20년만에 전 세계 3800만명의 보균자들을 고통과 죽음을 몰아넣었는지도 설명하기 때문이다.
질문 하나. 심장 박동이 규칙적인 사람은 건강한 사람일까. 아픈 사람일까. 정답은 아픈 사람이다. 건강한 사람의 심장 박동은 불규칙적이지만 유연하고 역동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한다. 반대로 아픈 사람의 심장의 박동은 일정하다. 상황이 바뀌어도 적응할 수 없다. 따라서 규칙적으로 뛰는 심장 박동 소리는 죽음의 진혼곡과 같다. 사람도 같다. 발전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도전하여 현재는 불안해 보이는 사람이 실제로는 가장 안정적인 사람이다.
이 책은 역설적이다. 엄청나게 시끄러운 레스토랑과 소음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어느정도 소음이 있어야만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6단계만 거치면 지구상에 모든 사람이 연결된다고 말하다가 산타클로스는 혼자서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카오스 속에서 정답을 찾아간다는 점이다. 산타클로스가 하루동안 선물을 주기에 지구는 너무 크지만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선물을 건넨다면 모든 사람들이 하루만에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지구다.
인간의 역사는 그 어떤 시스템보다도 복잡하고 카오스적이다. 저자의 말대로 이를 파악하기에는 우리의 수학은 너무 단순하고 컴퓨터는 너무 느리다. 무엇보다 세상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하다. 희망은 있다. 언젠간 가능하다는 희망과 열정적인 도전정신을 가진 과학자들이다. 이 혼돈스러운 사회에서 물리학자들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들이 숨겨진 질서와 법칙을 찾아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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