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년 역사의 마린스키 발레단은 유서 깊은 러시아 발레의 본산으로, 세계 최고의 클래식 발레단으로 손꼽힌다. 단원 대부분이 러시아인인 이 발레단에 한국은 물론 동양인 남자 무용수가 입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레리나로는 지난해 은퇴한 유지연이 유일한 동양인 무용수였다.
김기민의 마린스키 입단은 콧대 높은 러시아 발레단이 동양인 무용수를 선택한 것만으로도 ‘사건’이다. 해외파도 아니고 한국서만 배운 토종 무용수의 쾌거라 더욱 뜻깊다.
181cm, 65kg의 타고난 신체조건을 갖춘 김기민은 어려서부터 ‘발레신동’으로 불렸다. 2009년 모스크바콩쿠르 주니어부문에서 금상 없는 은상, 지난해 미국 IBC(잭슨콩쿠르)에서 주니어 남자부문 은상, 바르나콩쿠르 주니어부문에서 금상 등 굵직한 국제 콩쿠르에서 이름을 알렸다. 국내에서는 2009년 12월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 10대로는 처음으로 주역 지그프리드 왕자 역을 맡아 국내 직업 발레단 역사상 최연소 주역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조민선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