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고 있는 거짓까지 진실로 바꾸어줄 만큼 강력한 정화력을 가진 그녀의 작품 속에 빠져본다.
화면에 펼쳐진 색의 향연
평면회화의 결정체로 불리는 그녀의 작품은 독특한 조형세계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원근감과 오브제의 다양성을 추구하며, 좀 더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현대 회화와는 반대로 1차원적인 평면적 구성과 오브제의 위치 등을 좀 더 정밀하게 구상하면서 구상작품이 추구할 수 있는 범주를 뛰어넘는 표현기법을 선보였다.
또한 이 안에서 표현되는 여러 느낌을 캔버스 안에 보이지 않는 선을 만들어 한 작품 안에서 여러 가지 상상력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작가만이 느끼고 볼 수 있는 가드라인을 통해 한 작품을 여러가지로 나눠 보더라도 각각의 느낌이 표현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녀의 작품에는 새, 꽃, 산 등 자연의 산물이 주로 표현되어지는데 강한 원색조의 바탕 위에 상징적 오브제의 확대와 병치, 극단적 클로즈업으로 나타냄으로써 구상 작품이지만 그림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의 확대를 이루기도 했다.
얼마 전 성순희 작가는 꽃과 나무, 새 또는 온갖 사물들의 파노라마를 펼치는 대자연의 색채가 발색되는 지점에서 환상적 세계를 모색하는 매재(媒材, medium)작업을 선보이며 무한한 형상들로 하여금 성순희 만의 주관적 시간의 차원과 시간의 수환으로부터 또 다른 감각적 차원으로 변화하는 독특한 시공간 속에서 시나브로 앙상블을 이뤄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화 되어지는 그의 작품은 더욱 많은 뜻을 담고 하나의 오브제의 수많은 양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마치 동화에나 나올 법한 그의 그림이 현실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역시 이렇듯 그 안에 품고 있는 작가의 내적 표현력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련의 꽃과 나무, 새 또는 온갖 오브제의 향연으로 완성되는 성순희 작가의 작품이 동화같지만 오히려 더욱 현대적일 수 있는 이유, 바로 작가의 순수함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심우근 기자/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