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경북 상주에서 발견된 국보급 훈민정음(訓民正音) 해례본(解例本)은 이제 소유주에게로 되돌아간다. 도난품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8일 고서ㆍ골동품 판매업자 조모(66)씨가 다른 고서를 구입하면서 몰래 가져간 ‘상주본’ 훈민정음 해례본을 반환하라며 이 서적을 보관 중인 배모(48)씨를 상대로 낸 물품인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증인들의 증언 등에 비춰볼 때 배씨가 2008년 7월, 조씨가 운영하는 ‘민속당’에서 고서적 2박스를 30만원에 구입하면서 이 사건 고서(상주본 해례본)를 몰래 끼워넣는 방법으로 절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배씨는 조씨에게 고서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보 70호로 지정된 상주본 해례본은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 해례본과 동일한 판본으로 서문 4장과 뒷부분 1장이 없어졌지만 상태는 국보 지정품보다 오히려 좋아 국보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상주본 해례본은 경북 상주시 낙동면에 거주하고 있는 배 씨가 지난 2008년 7월31일 경북 지역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한 것으로 배 씨는 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이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조씨가 이는 원래 자기 소유로 배씨가 훔쳐간 것이라고 주장하는 진정서와 고발장을 상주경찰서와 상주지청에 잇따라 제출하면서 검경이 수사에 나섰다.
조씨는 경찰의 내사종결과 “도난품이라는 심증은 가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반발, 배씨를 상대로 해례본을 반환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끝에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아냈으나 현재 해례본을 확보 중인 배씨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도 인도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문화재청과 국립국어원 등 관계 당국은 이대로 방치하면 국보급 문화재가 훼손되거나 국외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면서 배씨를 다각도로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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