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 시장은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성장이)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김준수라는 팝스타를 통해 뮤지컬 흥행을 이끌었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해 앙코르 공연 중인 뮤지컬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산(産)’이다. 오스트리아는 그동안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의 뮤지컬에 익숙한 국내 관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뮤지컬 산지. 하지만 지난해 초연된 뮤지컬 ‘모차르트’는 아름다운 음악과 모차르트에 대한 색다른 해석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한국을 찾은 ‘모차르트’의 제작사 비엔나극장협회(VBW)의 토머스 드로즈다(46) 대표와 지난달 30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드로즈다는 ‘모차르트’의 한국 흥행을 바라보며, 김준수와 같은 스타가 뮤지컬의 인기에 끼친 영향력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오스트리아에선 준수와 같은 아이돌 스타가 뮤지컬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며 “뮤지컬 산업과 팝스타의 활동 범위가 분리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준수가 뮤지컬에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였다는 점을 높이 산다. 아시아 전체에서 팬을 확보한 스타의 영입으로 뮤지컬 팬층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준수를 비롯해 임태경 박은태 전동석이 열연중인 ‘모차르트’는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에 이어 한국에 두번째로 소개된 오스트리아 작품이다. ‘모차르트’를 비롯해 내년 한국에 초연되는 ‘엘리자베스’, ‘댄스 오브 더 뱀파이어’ 등도 오스트리아 산이다.
오스트리아는 뮤지컬 강국이다. 작년 한해 비엔나 내에만 65만 관객이 몰렸다. 그는 자국 뮤지컬의 특성으로 “오스트리아 역사와 관련된 작품이 많다. 모차르트, 뱀파이어 등은 전세계에 익히 알려진 소재였기에 잘 팔렸다. 또 정신적ㆍ철학적인 내용, 인간의 고뇌 등 진지한 접근이 유독 부각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모차르트’도 예술가의 천재성만 부각시키던 그간의 접근에서 벗어나, 인간 모차르트의 고뇌를 그렸다. ‘엘리자베스’도 대영제국의 여왕을 소재로 하지만, 본질적으로 ‘모차르트’의 접근과 유사하다. 그는 “두 작품 모두 한 인간의 심리적 갈등과 고뇌, 개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가 지금의 제작 여건을 갖추게된 것은 무엇보다 탄탄한 인프라 덕분이라고 전했다. 현재 비엔나에는 120년~200년된 극장이 여러개 있다. 뮤지컬 전문가로 40년간 활동해온 1급 스태프들도 존재한다. VWB 소속의 연주자 90명으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도 보유하고 있다.
비엔나 시의 후한 재정적인 지원도 뮤지컬의 경쟁력을 높인 요인이다. VBW의 연간 재정이 8000만 유로라면, 비엔나 시에서 지원받는 액수는 그중 18%인 1700만 유로에 달한다. 그는 “시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 다소 무모하고 위험해보여도 새로운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