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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서 시작된 ‘발레 열풍’, 이젠 지방까지~
비련의 여인 ‘지젤’이 김해를 홀렸다.

올해 2월 서울에서 전회 매진 행렬을 이어갔던 국립발레단의 ‘지젤’이 첫 지방 공연을 가졌다. 지난 3일 경상남도 김해에 위치한 김해 문화의 전당 마루홀에서 공연된 ‘지젤’은 서울은 물론 지방서도 불고 있는 발레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공연장 1층 객석이 매진을 이뤘고, 1000명 이상의 관객이 들어찼다.

이날 공연장에는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이 몰려들어, 발레의 대중적 인기를 입증했다. 중년의 회사원들이 삼삼오오 공연장 로비에 모여들었고, 머리를 깔끔하게 똬 올리고, 발레리나를 연상케하는 레이스 치마를 입은 아이들이 선생님이나 엄마의 손을 잡고 공연장을 찾았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발레 꿈나무’들은 시종일관 들뜬 표정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그동안 지방에서 발레 공연을 보는 것은 흔한 경험이 아니었다. 간혹 발레가 지방에서 올려지더라도 ‘지젤’ 보다는 잘 알려진 ‘호두까기 인형’이나 ‘백조의 호수’가 우선 순위였다.

지방자치단체도 고급 문화로 비치는 발레가 지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던 탓에 발레보다는 대중적인 뮤지컬이나 음악 공연을 유치해왔다. 하지만 이날 ‘지젤’ 공연을 찾은 김맹곤 김해시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발레가 이렇게 재미있는 장르였는지 몰랐다”며 “무용수들의 점프나 연기가 매우 아름다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해 공연은 국립발레단의 박슬기, 이영철이 주역을 맡았다. 이번에 ‘지젤’로 첫 데뷔한 박슬기는 2막에서 윌리(죽은 영혼)들과 함께 춤추는 장면에서 압도적인 몸짓 예술을 선보였다. 한없이 슬프고 아름다운 그녀들의 몸짓은 발레가 왜 아름다운 예술인지 지방관객들에게 보여줬다. 특히 지젤과 알브레히트의 그랑 파드되(화려한 2인무)는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막이 내리고 5번의 커튼콜이 이어졌고,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공연이 끝난 뒤, 열린 주역 무용수들의 사인회는 연예인 팬사인회를 능가할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 꼬마 친구들이 흥분된 표정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에 무용수들의 표정도 들떴다. 이날 발레가 꿈이라는 딸과 공연장을 찾은 성정미(38)씨는 “발레를 보려면 부산으로 나갔어야 했다. 특히 ‘지젤’ 지방 공연은 거의 없었다. 발레를 배우고 있는 딸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다빈(11) 어린이는 “언니들이 너무 멋있었다. 나도 나중에 꼭 저렇게 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김해=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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