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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사냥 미녀3인방…누가 더 무서울까
누가 최후에 살아남는 미녀가 될 것인가.

서구에서 비롯된 장르인 공포영화에서는 흔히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악령이나 악한과 대결해 유혈이 낭자한 사투를 벌이다 마지막에 생존하는 이도 대개는 여성이다. 그래서 서구영화사에서 이러한 스토리의 공포영화를 흔히 ‘파이널 걸’(final girl)이라고 불러왔으며 호러무비에서의 여성 주인공을 ‘스크림 퀸’(scream queen)이라고 지칭해왔다. 극중 여성의 날카로운 비명소리는 공포영화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업계에선 공포영화속 여주인공을 ‘호러 퀸’이라는 말로 대신해왔다.

올해는 모처럼 한국 공포영화가 잇따른다. 지난 몇 년간 국내 극장가에선 ‘잔혹 스릴러’의 기세에 눌려 정통 공포영화는 별 힘을 쓰지 못하다가 오래만에 부활을 알렸다. 하나같이 미녀 스타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함은정이 주연한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감독 김곡ㆍ김선, 6월 2일 개봉), 박민영의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감독 변승욱, 8월 예정), 박보영의 ‘미확인 동영상’(감독 김태경)이 개봉 채비를 갖췄다.

올해 흥행출사표를 던진 3편의 한국 공포영화는 과거 학교를 배경으로 한 학원물에서 한층 다양하고 진일보한 소재를 택해 변신을 꾀했다.

가장 먼저 개봉하는 ‘화이트’는 최근 국내 대중문화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아이돌 걸그룹’을 주인공 삼아 이야기의 중심에 놓았다. 실제로 아이돌 그룹 ‘티아라’의 멤버인 함은정을 비롯해 메이다니, 최아라, 진세연, 황우슬혜,변정수 등이 출연했다. 걸그룹의 멤버간 시기와 질투, 노래에 얽힌 저주가 스토리의 핵심이다. 저작권자 미상의 노래를 리메이크해 최고의 인기를 얻게 된 걸그룹이 멤버간 갈등에 휩싸이게 되고 가창을 맡은 멤버가 하나씩 죽음을 맞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함은정이 노래에 얽힌 저주를 추적해가는 걸그룹의 리더역할을 맡았고, ‘여자 세븐’이라 불리는 메이다니는 랩과 댄스를 담당하는 멤버로, ‘아이스크림 소녀’로 유명한 최아라는 성형중독에 시달리는 걸그룹의 ‘간판’으로, 진세연은 고음처리가 불안한 ‘보컬리스트’로 각각 등장한다. 독립영화계의 스타감독인 김곡-김선 형제가 메가폰을 잡았다. 티아라, 비스트, 포미닛, 시크릿 등의 아이돌 그룹 인기곡을 작곡한 신사동 호랭이(본명 이호양)이 주제가 ‘화이트’를 지었다. 


‘고양이’는 한국영화로는 고양이를 소재로 한 최초의 호러를 표방했다. 한 고양이가 연속된 의문사의 현장에 남아있다는 설정으로 출발한다. 정체모를 고양이를 맡게 된 애완동물 숍의 직원 ‘소연’이 환영과 죽음의 공포에 휩싸이며 사건의 실체에 다가간다는 내용이다. 티저포스터는 곳곳이 피로 얼룩진 원피스를 입은 소녀와 그 품에 안긴 고양이의 눈빛을 담아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과 각종 CF를 통해 밝고 개성강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박민영이 공포영화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를 모은다. 



‘과속스캔들’로 ‘국민여동생’이라는 애칭과 함께 스타덤에 오른 박보영 역시 ‘미확인 동영상’에서 저주의 실체와 비밀을 추적해가는 여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는 정체불명의 동영상으로 인해 충격적이고 공포스런 경험을 하게 되는 자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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