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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문열, “지난 십년은 추악하게 타락한 적과 타락한 방법으로 싸운 끔찍한 세월”
“내 문학이 지나온 변용과 굴절의 자취는 이제 돌아보기조차 처참한 기억이 되었다.특히 지난 십년은 추악하게 타락한 적과 돌이킬 수 없이 타락한 방법으로 싸운 끔찍한 세월이었다 ”

소설가 이문열이 자신의 지난 30년 문학을 아프게 돌아보며, 싸움으로 “내 문학은 불구가 됐다”고 고백했다.

이씨는 대산문화재단이 24일부터 개최하는 2011 서울국제문학포럼에서 ‘이데올로기로서의 문학-내 문학과 이데올로기’라는 발표문에서 아버지의 월북으로 인한 이데올로기에 얽힌 삶과 문학을 돌아보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씨는 “권위주의 통치아래 점차 그 압력을 키워가던 우리 사회의 의식과잉이 급속하게 좌편향의 이데올로기로 전환되어 가던 70년대 말에 등단하게 되면서 나도 차츰 무 이데올로기의 이념성에 눈뜨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의 무이데올로기는 문학이 곧 내 이데올로기란 신조로 바뀐다.문학이 이데올로기가 될 수 있는 건 문학이 존재에 근원적인 뜻을 부여하는 가치체계였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해주는 분석체계였으며, 에너지를 활성화하는 신념체계이자 사회에 대응하는 방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란 논리다.

그러면서 이씨는 “나는 무이데올로기로서의 내 문학은 유사의식의 어두운 열정과 정신적인 허영으로 범벅된 그 시대의 이데올로기와 충돌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점차 그들의 운동선에 과부하가 걸리고 적 개념이 무절제하게 확대되면서 불화는 점차 열전으로 변해가고 그에 따라 내 문학의 이데올로기도 전투적으로 발전했다”고 고백했다.

“나만의 이데올로기에 의지해 통합주의와 수직적인 가치관에 홀린 시대의 주변을 서성거리던 나는 오래잖아 유사의식과 정신적인 허영의 가세로 더욱 거대해진 시대 이데올로기와 터무니없는 싸움에 말려들어갔다”는 것.

이 씨는 그렇게 싸우는 사이 문학은 깊이 상처입고 불구가 걱정될 만큼 뒤틀렸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거기 실었던 이데올로기까지 이지러지고 변질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찟긴 건 그의 이데올로기의 표피이지 본질은 아니란 것. “억지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아직도 문학은 내게 이데아처럼 휘황한 이데올로기다”고 그는 고백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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