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자주, 많은 이들이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는 말을 쉽게 내뱉는다. 버릇처럼 하는 그 말과 ‘엄마가 보고 싶다’는 그리움 사이를 서성댄다. 그러는 사이 영영 엄마와 이별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화제의 베스트셀러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로 5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 이해인 수녀에게도 엄마는 “아플 땐 아파서, 슬플 땐 슬퍼서, 기쁠 땐 기뻐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그리운 사람”이다.
“ 엄마, 엄마는 살아서도 떠나서도 우리에겐 최고의 선물이셔요!
엄마를 그리워할 수 있는 이 마음 또한 큰 행복임을 두고두고 감사드립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의 제목처럼 우리네 엄마들은 그들의 찬란한 시절을 보낸 뒤 푸른 이파리를 키워냈다. 암투병과 상실의 아픔이 빚어낸 이 책 역시 우리네 엄마의 삶을 고스란히 닮았다.
이 시대 마음의 ‘엄마’로 살아온 이해인 수녀는 이 책을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히 이야기한다. 과묵했지만 감탄사의 여왕이었던 엄마처럼 밝고 긍정적인 감탄사로 남은 날들을 행복하게 가꾸어야겠다는 이해인 수녀가 엄마의 마음으로,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쓴 글들. 툭툭 던져진 말들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카네이션과 함께 엄마의 머리맡에 놓아둘 수 있는 아름다운 책’이라는 찬사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책을 덮으며 지금 이 순간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의 시작, 나의 엄마. 엄마와 함께하는 지금, 엄마를 그리워할 수 있는 지금이 있어 행복하다. 이해인 수녀의 말 그대로 ‘엄마를 그리워할 수 있는 이 마음 또한 큰 행복’이기에.
그리고 ‘나는 한 번도 좋은 딸인 적이었던 때가 있었던가’ 하고 되물어보라. 산책도 하고 함께 영화도 보면서 일상의 기쁨을 나누어보라. 그리고 사랑한다 말하라. 영영 이별하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된다면 사랑한다 말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인생의 순간순간 삶의 고비고비 나를 채워주는 엄마, 느린 걸음으로 오래오래 거기에 머물러 주세요.”
“ 엄마가 안 계신 세상 쓸쓸해서 눈물겹지만
그래도 엄마를 부르면 안 계셔도 계신 엄마,
사랑합니다……, 그립습니다. ”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