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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저녁 광화문...'춤바람 난다'
오늘 광화문 서울광장에서는 ‘춤바람’이 난다. 황사비 소식에 무겁게 내려앉은 저녁 하늘이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음주가무’를 사랑하는 민족성을 발휘할 날이다.

4월 29일은 1727년 4월 29일 프랑스의 무용가 겸 안무가이자 근대 발레의 체계를 확립한 장 조르주 노베르(Jean Georges Noverre, 1727.4.29~1810.10.19)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춤의 날이다. 역사도 깊다. 이날이 처음 시행된 것은 1982년이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먼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약 2만5000명이 출연하는 세계 춤의 날 기념공연이 열리고, 영국 데번에서는 지역 안무가 10인과 함께하는 커뮤니티 댄스 워크숍 및 공연이 진행된다. 인도의 마이소르에서는 부샨스 공연예술 아카데미 세계 춤의 날 축하 페스티벌이 열린다. 세계 각국에서는 5월로까지 '세계 춤의 날' 행사가 이어진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광화문 서울광장에서 발레부터 탭탠스, 힙합에 이르는 다양한 공연들이 준비돼있다. 주제는 명료하다. ’누구나 춤출 권리가 있다‘는 명쾌한 전제 아래 봄날 저녁을 만끽할 준비를 광화문에서 하는 것이다.

일찍이 킴벌리 커버거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제목의 시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하고 말이다. 누구나 춤을 추고 보고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이날 서울광장에서 시작된다는 이야기다.

베니 굿맨 오케스트라의 스윙리듬에 맞춰 국내 최고의 탭댄서들의 화려한 박자감과 차가운 쇠소리에 잠시 현실을 잊고 탭댄스의 현란함에 익숙해질 무렵엔 우아한 발레리나들의 아름다운 몸짓을 감상할 수 있다.

춤을 통해 하나가 되고자 하는 우정의 메시지다.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몸짓이 전달하는 단순하고 깊은 뜻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기회 역시 당연히 마련된다. 이날 7시부터 기념행사를 시작해 ’누구나 춤을 출 수 있는‘ 기회는 밤 11시까지 지속된다. 봄날 광화문의 춤바람으로, 1984년부터 세계 춤의 날을 기념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무용계 전체를 아우르는 이 같은 행사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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