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일 해방 전야부터 1948년 8월 31일 대한민국 건국 무렵까지 65년 전의 이 땅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늘의 뉴스를 보듯 현장감 나게 서술했다. 일기라고 박음으로써 1인칭 서술을 거침없이 써나간 저자는 해방 공간의 장치상황을 좌우 대립으로만 인식해온 일반인들에게 새로운 눈을 틔워준다. 적대적 공생관계로 맺어진 극좌와 극우가 함께 중도파를 억압하고 침식하고 봉쇄하던 정치적 상황에 대한 그의 집요한 추적은 이 책의 무게중심이 어디 있는지를 보여준다. 원칙과 상식을 따르는 다수가 강력한 동기를 가진 소수 집단의 집요한 도발에 굴복당한 과정을 우익편향 중도파 안재홍을 길잡이 삼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그는 오늘의 정치 현실의 뿌리를 읽어낸다.
해방일기 ┃ 김기협 ┃ 너머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