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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칭타칭 ‘세계 셋째안목’이 추천하는 작가는?

홍송원 갤러리서미 대표와 장시간 대화를 나누는 것은 쉽지 않다. 쉴 새 없이 그의 휴대폰이 울려대기 때문이다. 개중엔 “재벌가에 2억에 소개했던 조각이 요즘 100억 한다던데 그런 작품 또 없냐?”는 질문이 적지않다. 그를 취재하러 간다고 하자 “뜰 만한 작품 좀 찍어달라고 해라”는 주문도 많았다.

비자금 파문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나 홍 대표는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막강 정보력과 자본력을 가진 기업과 재계 사모들이 그에게 앞다퉈 컨설팅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날 선 안목’을 지녔다는 방증이다.

1990년대, 2000년 초 엄청난 고가였음에도 그를 통해 외국 작품을 산 고객들은 요즘 들어 ‘표정관리’를 해야 할 정도다. 특히 리히터, 로스코, 칼더, 윌렘 드 쿠닝, 아그네스 마틴, 도널드 저드, 에드 루샤, 데미안 허스트 등의 난해하고, 전위적인 추상미술은 요즘 값이 너무 올라 만지기조차 힘들다. 또 샬롯 페리앙, 장 푸르베 등 유럽의 예술가구를 일찌감치 소개한 것도 그다.





그는 “한국인들은 남을 따라하는 걸 좋아하는데 아트 컬렉션은 나만의 취향이 필요하다. 또 확신이 섰는데도 이리저리 재거나, 우물쭈물하면 아무 것도 안 된다”며 “이 작품이다 싶으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독자들을 위해 유망작가 한두 명을 꼽아보라고 하자 “우리가 가회동 화랑 재단장 기념으로 소개 중인 조안나 바스콘셀로스(포르투갈)를 추천하고 싶다. 또 윌리엄 와일리, 마크 그로잔 등도 주목해볼만 하다”고 답했다.

유력 화랑들이 요즘들어 국내 작가는 도외시한 채 외국작가만 찍는(?) 바람에 한국 미술시장이 날로 위축된다고 하자 “난 우리 작가도 많이 소개했다. 권경환, 박종선, 배세화 등 우리(서미앤투스+원앤제이 갤러리 등)가 미는 한국 작가들도 제법 많다”고 답했다.

글, 사진= 이영란 선임기자/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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