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붉은 탱고’ 발매 남미의 성악가 어윈 슈로트
탱고의 대가 파블로 지글러와 작업재즈에 모던팝 가미한 곡도 수록
음악적 영역 다양하게 넓혀
러 출신 소프라노 네트렙코 남편
“언젠가 바그너 작품 해보고 싶어”
베이스-바리톤 어윈 슈로트를 설명할 때는 ‘남미의 성악가’ ‘네트렙코의 남편’ ‘섹시한 외모’ 등의 수식이 늘 따라붙는다. 하지만 그는 1998년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최한 오페랄리아 국제성악콩쿠르에서 우승한 실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무대에 서며 자신의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최근 발매된 ‘붉은 탱고’ 음반을 통해서는 다양하게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붉은 탱고’ 음반엔 오페라 아리아 대신 탱고 음악이 담겼다. 앨범엔 아스토르 피아졸라와 파블로 지글러,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등이 작곡한 탱고 음악 12곡이 수록됐다. 헤럴드경제와의 e-메일 인터뷰에 응한 어윈 슈로트는 이번 음반 작업을 함께한 파블로 지글러에 대해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의 피아니스트로 오랫동안 활동한 위대한 피아니스트”라며 “탱고 음악에 대한 엄청난 경험과 지식이 있는 대가로, 그와 같은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큰 기쁨이자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파블로 지글러는 편곡 작업으로 재즈와 모던팝 음악의 향을 가미했으며 직접 작곡한 곡들을 싣고 피아노도 직접 연주했다.
어윈 슈로트는 로열오페라하우스 코벤트가든, 파리오페라,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빈국립가극장, 라스칼라좌 등 주요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 ‘돈 조반니’의 레포렐로 역과 ‘피가로의 결혼’의 피가로 역 등을 맡으며 명성을 쌓아왔다.
롤란도 비야손,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와 함께 오페라계 중남미 열풍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언급하자 그는 “오페라 가수가 되면 그 순간부터 ‘세계의 시민’이 되기 때문에 국적은 의미가 없다”며 “남미와 유럽, 한국 등 우리는 여러 곳에서 왔고, 대부분 모국어가 아닌 여러 언어로 노래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오페라 무대에 올랐고, 이번엔 탱고 음반을 낸 그가 기다리는 작품도 있다. “바그너 작품들을 해보고 싶다”는 그는 “내 목소리가 좀 더 성숙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그에게 자신감과 여유가 느껴졌다.
섹시하고 강렬한 외모와 러시아 출신의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진 슈로트는 자신을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것에 열정을 갖고 있지만 특히 음악과 가족에 대한 열정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서는 무대에 대해서는 “함께 공연하는 것은 즐겁지만 우리는 무대 밖에서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훌륭한 아티스트와 함께 공연하는 것은 늘 즐겁다”고 말했다.
슈로트는 네트렙코와의 사이에서 아들 티아고를 두고 있다. 유명 성악가 부부 아들로서의 재능을 묻자 “아들은 목소리가 확실히 크다”며 “하지만 성악에 재능이 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이 무엇이 될지는 그의 판단에 따른 것이지, 누가 정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내 아이들이 행복하다면 그 아이들이 어떤 직업을 가지든 나는 행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정현 기자/ h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