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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가난한 큰집’ 문화로 채운다”
“‘가난한 큰집’을 꾸려가는데 어려움은 있지만 마음을 모아 만드는 의미있는 작업들에 보람을 느낍니다. 공연으로 행복할 수 있는 순간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지난해 8월 취임한 조재현(46)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은 ‘연예인 이사장’에 대한 선입견을 섬세한 기획과 과감한 추진력으로 깨가고 있다. 프로그램 기획과 섭외에도 직접 나서는 그는 올해도 ‘키즈 아트 페스티벌’에 하지원, 유승호를 홍보대사로 섭외했다. 다양한 클래식 공연에도 관심을 둔 그는 24일 ‘내 생애 첫번째 공연’ 주인공으로 김승일을 내세웠다.

“SBS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몇번 TV출연으로 끝날까봐 직접 만나봤어요. 이번 공연은 순수한 마음으로 제안했습니다. 클래식계에 김승일씨보다 더 사정이 어려운 이들도 많은 만큼 이번 공연을 계기로 ‘내 생애 첫번째’ 무대를 계속 이어갈 겁니다.”

김승일의 첫 무대인 이번 공연은 티켓오픈 4일 만에 전 객석이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한 회 공연에 대한 아쉬움도 쏟아지고 있지만 첫 무대인 만큼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공연 수익은 김승일이 앞으로 공부해나가는데 장학금으로 후원할 계획이다.

조재현 이사장은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일하게 되면서 성악뿐 아니라 다양한 클래식을 두루 접하고 있다. 그는 “클래식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일취월장해가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도 자주 보고 있다”며 “마에스트로 구자범은 뒷모습마저 감동”이라고 극찬했다.

연극열전 작품인 ‘민들레 바람되어’로 무대에 오르고 예지원과 함께 찍은 태권도 영화 ‘더킥’ 촬영을 마친 후 드라마 출연도 일정을 잡고 있지만,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반드시 경기도문화의전당으로 출근한다.

“처음엔 모르고 했지만 조금씩 알아가면서 의미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게 된다”는 그는 “경기도는 넓고 다양한 계층이 있기 때문에 어떤 정책도 전체를 아우르기는 힘들지만 문화적인 통합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아이들과 노인을 위한 공연 기획을 다채롭게 준비하는 그는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모든 수당을 ‘다문화자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악기 구입에 쓰기로 했다.

경기도라는 지역적인 틀을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는 지역의 경계도 지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문화는 돈과 예산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 공연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지역민들에게 되려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죠. 이전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주어진 예산으로 맞춰서 하는 작업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스스로 만들고 기획하는 것은 거의 없었어요. 이제 그런 사업들을 시작합니다. 조금씩 우리의 것을 만들어가는 겁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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