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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건우가 리스트에 빠진 까닭
“음악인으로 일생이 그렇듯이 곡이 변하고 자신도 변합니다. 리스트는 진실된 사람이었죠. 그래서 자신의 곡을 계속 변화시키고 숨겨진 본질을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한 것입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올해 리스트 탄생 200주년을 맞아 6월 19일과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번에 걸쳐 리스트를 연주한다. 일주일에 걸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회, 메시앙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전곡 연주회 등을 통해 구도자적 연주를 선보여온 그의 올해는 리스트로 채워진다.

21일 광화문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백건우는 “리스트의 작품은 방대해서 악보를 구할 수 있는 대로 찾는 데만 3, 4년이 걸렸다”며 “같은 곡을 쳐도 매번 다르게 변형시키고 두루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작품을 써서 사실 전곡 연주라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작곡가”라고 설명했다. 

백건우의 이번 연주회는 문학에 관련된 작품들, 후기 작품 그리고 소나타로 나뉜다. 19일엔 문학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리스트의 작품들이 연주된다. ‘문학, 그리고 피아노’라는 주제로, 2개의 전설, 조성이 없는 바가텔 등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거의 연주되지 않는 곡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25일엔 리스트의 후기 작품과 리스트 피아노 작품의 정수인 소나타를 선보일 예정이다. 5개의 헝가리안 포크송, 슬픈 곤돌라 Ⅱ, 로망뿐 아니라 순례의 해 제3년 중 ‘마음을 정결하게’, 소나타 b단조 등을 들려준다.

“10년 후 어떤 모습일지는 몰라도 궁금증이 많고 앞으로도 음악세계를 계속 넓혀가고 싶다”는 그의 옆엔 이날도 언제나 그렇듯이 배우 윤정희가 함께 했다. 이달 초 남편에 이어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슈발리에 훈장’ 수훈자에 선정된 그에 대해 백건우는 “‘예술의 나라’ 프랑스에서 영화인으로서의 윤정희뿐 아니라 한국 영화의 가치를 인정해줘 자랑스럽고 기뻤다”는 소감도 전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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